한국 청와대 “북 탄도미사일 깊은 유감…정세안정 긴요”

19일 서울역 텔레비전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뉴스가 나오고 있다.
19일 서울역 텔레비전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뉴스가 나오고 있다. (AP Photo/Lee Ji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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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청와대가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하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가 19일 개최된 가운데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그 의도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19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에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는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해 최근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 간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이 이 같은 무력시위를 감행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한국의 NSC 상임위원들은 이날 회의를 통해 향후 북한의 관련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과 신속하고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미국은 이러한 행동을 규탄하고 북한이 더 이상의 불안정한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국과 동맹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관련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의 외교, 안보부처들도 북한이 이날 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유감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점에 대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우리 정부는 향후 미국 등 주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도록하겠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오전 10시 17분경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됐습니다. 신포는 북한의 잠수함 기지가 있는 곳입니다. 북한이 잠수함, 혹은 바지선 등을 통해 SLBM을 시험발사했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이번에 포착된 북한의 탄도 미사일은 고도 약 60km, 사거리는 약 590km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기존 고래급(2000 톤급) 잠수함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합참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이 통상적인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갖고 있고 추가 특성은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SLBM으로 확인되면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지난 2019년 이후 2년여 만입니다.

한국 내에서는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국방강화의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각종 미사일 시험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김정은 당 총비서는 올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첨단무기체계를 연속적으로 개발해 완성할 것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당시 김 총비서는 다탄두개별유도기술 연구사업이 마감단계에 있고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를 비롯한 각종 탄두개발 연구를 끝내고 시험 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중형잠수함 무장의 현대화, 핵잠수함 설계 연구의 최종 심사단계 등도 언급했습니다.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을 통해서는 북한의 강력한 군사력 보유 노력에 대해 “당위적인, 자위적이며 의무적 권리이고 중핵적인 국책”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곽길섭 국민대 교수는 북한이 자위력 강화를 최우선적인 가치로 두면서 향후 열릴 수 있는 미국과의 협상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곽길섭 국민대 교수 :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무기개발 고도화 수준이나 완성도를 높이고 그 다음에 국제정세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이후 북한의 논리를 보호할 수 있는 여론전을 펼치면서 향후 협상장에 나갔을 때를 대비, 자신들의 몸값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도 길들이고요. 미국에 대해선 "우린 답답하지 않다. 너희들이 먼저 머리를 숙여라"라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겁니다.

곽 교수는 북한이 한미일 정보수장들이 회동한 19일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서도 미국과 한국에 이중기준 철폐와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곽 교수는 "북한은 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 장기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며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협상이 당장 이뤄지지 못해도 북한은 자위력 강화와 향후 있을 수 있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