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강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모색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강한 안보가 평화의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2021년 예산안에 대한 한국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강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 강한 국방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모색하겠습니다. 남북, 국제사회가 대화와 신뢰를 통해 장애를 뛰어넘고 한반도부터 동북아시아로 평화를 넓혀가길 기대합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3년 반의 시간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바꾸어 나가는 도전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달 서해에서 벌어진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는 투명하게 사실을 밝히고 한국 정부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해당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은 언급하지 않은채 “(해당 사건으로 인해) 평화체제의 절실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이 생명·안전공동체로 공존의 길을 찾아가길 소망한다는 입장도 내놨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 총회에서도 남북과 중국, 일본, 몽골이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이 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비판했습니다.
서해에서 북한 당국의 소행으로 한국 국민이 피살된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 방지 등의 조치 없이 재차 남북협력을 제안한 것을 지적한 겁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의 총부리가 한국 국민의 목숨을 잔인하게 앗아가고 북한이 한국 국민의 혈세로 지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켰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한마디 항의도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 대통령이 이번 시정연설을 통해 한국 국민 피살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은 부분을 꼬집었습니다.
조 의원은 “(시정연설 내용에) ‘살해’나 ‘피살’, ‘시신소훼’라는 표현이 나올 줄 알았는데 나오지 않았다”며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남북 생명·안전공동체라는 시의적절하지 않은 제안까지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조 의원은 지난 3년여 동안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은 최근 열병식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최첨단 미사일 등으로 한국을 위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 의해 피살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는 이날 청와대에 남북 당국자 회담 개최를 요구했습니다. 남북 당국자 간 회담,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을 통해 한국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요청한 겁니다.
이래진 씨 : 동생의 명예회복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유엔을 포함한 남북공동 조사와 남북 당국자 회담을 해 분단된 나라에서 동생과 같은 비극이 더 이상 없도록 대통령께서 결단해 주십시오.
이어 이 씨는 “한국 정부가 자국민 보호를 위해 무엇을 했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잘) 지켰는지를 묻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이래진 씨는 한국 청와대에 정보공개도 청구했습니다. 한국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한국 청와대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파악하기 위해섭니다.
피격 사망 공무원 유가족 측의 법률 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한국 청와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보고 서류와 이들 기관에 대한 한국 청와대의 지시 서류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한 김 변호사는 사건 발생 당시 관련 기관들이 한국 청와대에 남북 간 통신망이 차단돼 있다는 보고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을 요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