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지난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한국 내 전문가들은 8차 당대회의 계획 점검과 경제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열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재로 정치국 확대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15일 열린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이어 약 보름 만에 다시 회의가 열린 겁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는 8차 당대회 준비 상황, 당 중앙위원회 부서기구 개편, 경제사업 주요 문제 등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경제지도기관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1년 초에 열리는 8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제정책 실패 책임의 전가와 당대회에서 내세울 경제적 성과 도출을 독려하기 위해 정치국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최근 연이어 개최된 북한의 당 정치국 회의에 대해 당대회 분위기 조성과 당대회 준비를 위한 주민 독려 차원에서 열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와 대북제재 속에서 북한 경제가 전체적으로 어렵습니다. 백약이 무효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정치국 회의는) 분발을 촉구하는 의미가 있죠. 8차 당대회까지 (경제적) 성과를 독려하는 측면입니다.
이어 곽 대표는 “이번에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는 8차 당대회를 앞두고 80일 전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열린 마무리 종합 점검 회의였다고 본다”며 “당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뭉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정치국 회의 등을 통해 경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북한의 고위 간부 등에 전가하며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친인민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김정은 위원장의 경제성과가 너무 없습니다. 김정은 체제의 총체적인 (경제) 실패라고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경제 위기의 문제에 대해서는 간부 등 다른 쪽에 책임 전가를 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나온 경제부분에 대한 비난은 이 같은 맥락입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해당 부서기구 개편’이 언급된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당 내 경제관련 부서들의 개편이나 새롭게 재편된 당 내 권력부서의 공식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최근 당 내 조직행정부의 재편 등의 이야기가 나온 바 있는데 이에 대한 공식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경제 관련 분야에 대한 책임론을 내세웠기 때문에 당 내 경제관련 기구들의 개편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30일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열린 정치국 회의와 확대회의는 모두 31차례이고 올해에만 11차례가 열렸습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가장 많은 정치국 회의가 올해 열린 겁니다.
한국 통일부도 북한이 보름만에 다시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개최한 목적에 대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에 대한 대응과 8차 당대회 준비를 위한 차원으로 설명했습니다.
여상기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신형 코로나로 인한 비상방역체계의 강화, 내년 1월로 예정된 8차 당대회 준비과정과 관련된 점검 목적으로 회의가 열렸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사상사업 부문의 강화를 언급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수해 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경에서 견디기 위한 차원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