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핵무기를 추가 생산해오고 있기 때문에 2020년 북한 비핵화 전망이 비관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연구원이 11일 주최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 비핵화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점도 향후 북한의 비핵화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핵무기를 추가 생산해 북핵의 위협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추정해본다면 북한은 지난 3월 이후 현재까지 20기 정도의 핵무기를 추가 생산했을 겁니다. 북한의 핵전력도 2배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핵무기 1기 제조에 플루토늄은 4킬로그램 정도, 고농축우라늄은 약 15킬로그램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7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 분석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현재 총 20기에서 6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부터 핵무기 20개를 생산했다면 이에 10~20억 달러 가량의 자금을 투입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을 폐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여전히 북한 주도의 통일이 목표라는 겁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한미동맹 와해, 주한 미군 철수,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우산이 없어질 상황을 상정하고 한국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보유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7일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고 주장한 것도 북한이 더 이상 비핵화 협상을 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성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날 국제회의에 참석한 아담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위원도 향후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최근 북한의 대미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일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며 미국에 반발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8일에는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하며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북한 외무성도 지난 3일 미국의 결심에 따라 크리스마스 선물이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놓은 상황입니다.
이에 마운트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연일 대미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 연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아담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위원: 우려스러운 점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놀라게 만들 수 있는 더 큰 도발을 할 것이라는 겁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것이 ICBM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어 마운트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향후 도발은 미국을 직접적으로 노리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최근 발표된 북한 당국의 입장을 봤을 때 미북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달 말에 열릴 예정인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마운트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적어도 향후 2년 동안은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북한 핵시설을 사찰하지 않는다면 북한 핵무기의 전면적인 제거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