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국책연구소가 김정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비핵화 메시지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연구원이 13일 김정은 위원장의 내년 신년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은 이날 내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2019년 한반도 정세전망 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한이 강화된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홍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미북협상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2019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비핵화 메시지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북 교착 국면이 이어질 경우 북한 당국의 경제건설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 북한은 대북제재를 풀기 위해 1년동안 다양한 노력을 했는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선 비핵화와 관련된 새로운 협상 프레임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홍 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의 대화 의지 자체는 변함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 매체가 지난 두달 간 미국에 대해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판을 깨겠다는 논조가 전혀 없기 때문에 대화에 임한다는 의지 자체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미국과 협상을 위해 내부적인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홍 연구위원은 "지난 7~9월 강화된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조치에 대해 북한은 내부적인 여파를 정돈, 정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2019년도의 본격적인 미북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협상 체계를 정비하는 차원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홍 연구위원은 10월부터 북한 매체에 '우리식으로 살아가자', '당 사상사업 강화', '제국주의 환상 경계' 등의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북한 내부에서 인적, 조직적인 대규모 정비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정비 작업이 끝나면 북한이 보다 강경하고 보수적인 대미 메시지나 새로운 비핵화 협상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같은 간담회에 참석한 김상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남북관계가 더 진전되면 남북 정상회담이 미북 정상회담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김 실장은 "현재 미북 실무협상이 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이 미북 정상회담을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은 올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북한 경제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의 수입은 평년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임가공 수출용 원자재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은 정상적으로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북한이 기존 외화보유액을 사용해 수입을 계속함으로써 당장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소비생활에 큰 변화가 없어 제재 영향을 체감하는 주민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투자가 위축되고 외화보유액이 감소함에 따라 북한 당국이 느끼는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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