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핵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판문점을 방문했습니다. 비건 대표와 북한 인사들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0일 비무장지대(DMZ)의 긴장 완화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판문점을 방문했습니다. 비건 대표의 판문점 방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이날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비건 대표가 남북 군사합의 이행으로 인해 완화된 긴장 상황을 직접 확인할 목적으로 판문점을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남북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의 초소를 폐쇄하는 등 비무장화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비건 대표의 판문점 방문을 계기로 한 미북 접촉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른 외교소식통은 연합뉴스에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동안 북한 인사를 만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판문점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한국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찬을 겸한 북핵 6자 수석협의를 가졌습니다.
21일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예방한 뒤 이도훈 본부장과 함께 한미 워킹그룹, 실무단 회의를 주재할 예정입니다. 실무단 회의에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국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해 한미 실무단 회의와 관련된 논의를 벌였습니다. 청와대는 “NSC를 통해 한미 실무단 회의 대책을 보고받고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한미가 실무단 회의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의제도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20일 열린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미는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 21일 워킹그룹 회의에서 여러 가지 제반 현안에 대해서 협의할 것입니다.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 대변인은 이어 비건 대표가 지난 19일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점에 대해서는 “비건 대표가 평소 인도적 지원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노 대변인은 “한미 북핵 수석대표는 이러한 사안을 포함해 북핵, 북한 관련 현안을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 9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통해 유엔아동기금(UNICEF)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지원 사업에 800만 달러를 공여하기로 심의, 의결한 바 있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행되는 상황 속에서 800만 달러의 적절한 공여 시점을 검토하면서 집행을 연기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