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북한이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에서 이틀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 보도합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22일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에서 이틀째 협상을 이어갔습니다.
한국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비건 대표와 김혁철 대표는 이날 하노이 시내에 있는 파르크 호텔에서 회동했습니다.
북한 측 협상단에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함께했습니다.
양측은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때처럼 회담 직전까지 실무 접촉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에서 나온 얘기들을 좀 더 구체화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요. 다만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조치에 대해 북한이 얼마나 수용할지에 대해선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날 하노이에 도착했습니다.
이도훈 본부장은 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건 대표와 김혁철 대표가 협상을 시작한 만큼 협상이 성공으로 이어져 미북 정상회담이 좋은 결과를 거두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본부장은 정상회담 때까지 하노이 현지에 머물면서 수시로 비건 대표와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해 베트남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동선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김 위원장이 이번 주말 열차를 타고 중국을 거쳐 베트남까지 가느냐는 질문에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각국 언론의 취재 경쟁도 뜨겁습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번 미북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언론인 3천500여 명이 등록 신청을 마쳤습니다.
이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1차 미북 정상회담 때 등록한 내외신 2천500여 명보다 1천명이나 많은 숫자입니다.
특히 미국과 한국, 일본 언론사 취재진이 가장 많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하노이 내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도 점점 삼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측 실무협상팀이 묵고 있는 영빈관 앞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 병력이 배치됐으며 김혁철 대표와 비건 대표가 협상을 벌이는 파르크 호텔 안팎에도 경비가 대폭 보강됐습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유력한 JW메리어트 호텔의 경우 안팎의 보안요원이 평소의 배 이상으로 증원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로 거론되고 있는 멜리아 호텔에는 보안검색대가 설치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