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방미, 실질적 비핵화 조치 합의가 관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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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회담이 성사된다면 양국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조율 외에 비핵화를 두고 얼마나 실질적인 합의사항을 도출해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과 미국 내 언론 매체들은 김 부위원장이 17일 중국 베이징을 떠나 미국 현지시간 오후 7시께 워싱턴 DC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한 정보 당국 관계자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이 공항 보안요원들과 함께 별도의 출구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공항에서 직접 입국을 목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7일 도착 후 김 부위원장의 거취와 일정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2000년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던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묵었던 메이플라워 호텔에 17~18일 투숙객을 문의한 결과 김영철이나 최선희, 김(Kim)씨나 최(Choe)씨 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지난 15일 베이징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7일 오후 스웨덴, 스웨리예로 향하는 비행기표를 구매, 발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최 부상의 워싱턴행 항공권 예약도 취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더하고 있습니다.

최 부상이 카운터파트, 즉 협상 상대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스웨덴에서 회동할지도 미지수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16일 최 부상과의 회담을 위한 비건 특별대표의 스웨덴 방문 여부에 대한 질의에 "발표할 회담이나 여행이 없다"는 답변을 되풀이했습니다.

백악관 역시 이날 김 부위원장의 방미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2차 회담을 갖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장소와 시간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발표할 구체적 회담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The president looks forward to meeting Chairman Kim again at their second summit at a place and time yet to be determined… we have no specific meetings to announce at this time.)

한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 부위원장의 방미를 계기로 이뤄지는 미북 간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substantive moves)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갈루치 전 북핵특사: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실질적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2차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정상회담 후 양국의 요구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조항을 2차 정상회담 합의문에 어떻게 담을 것인지가 미리 논의돼야 합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비핵화 협상에 대한 모든 이행사항이 이번 고위급 회담 한번으로 결정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양국의 요구사항과 이에 대한 상응조치와 관련해 사전 논의가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이른바 '빈 손', 즉 내실 없는 정상회담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한 연방정부 폐쇄 기간 가운데서도 북핵협상 관련 부처 관계자들은 정상 업무를 할 것이기 때문에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2월께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