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라니 “영변 외 핵 시설 폐기∙검증이 핵심”

0:00 / 0:00

앵커 : 한국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북 간 비핵화 범위에 대한 근본적 입장 차이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됐다면서 이제는 실무단 차원에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 애틀랜틱 카운슬과 한국 국제교류재단(KF)이 5일 미국 워싱턴에서 공동 개최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미북이 정상에서 실무급으로 이어지는 톱다운 외교 방식을 택해 회담 전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 정권 보장이라는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까지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참여했던 2003년 북핵 6자회담의 경우 공동성명이 만들어지는 데만 2년이 걸렸다며 '비핵화' 문제는 몇 시간의 정상회담으로 절대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한 사안이라고 못박았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제안한 부분적 영변 핵시설 폐기와 관련해 영변 핵시설이 막대한 양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핵 프로그램의 전부는 아닌 만큼 완전한 비핵화라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북한이 영변 핵시설 일부에 대한 폐기를 약속했고 2008년과 2009년 실제 이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검증이 있었지만 신고되지 않은 핵시설에 대한 추가 사찰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북한 측의 거부로 결국 협상이 결렬됐던 사례를 들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그러면서 영변 외 시설에 대한 사찰과 검증이 비핵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 영변 핵시설 폐기도 중요한 단계이지만 이것이 전부(totality)는 아닙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시설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영변 외 시설에 대한 폐기가 핵심(a key)입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는 부분적인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하지 않은 것이 옳은 결정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역시 이번 회담이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북한과 대화를 통한 외교를 시도했고 미국의 대북정책이 ‘행동 대 행동’(action to action)으로 전환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에 대한 상응조치를 교환하는 데 대한 미북 간 논의가 부족했다며 1~2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영관 전 장관 : 최소한 몇 달 동안 미북 양국이 동의하는 동시적인 '행동 대 행동' 계획에 대한 로드맵, 즉 지침서를 논의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양국은 이미 큰 틀에 합의했기 때문에 이제 관건은 핵 폐기를 한 데 대해 얼마만큼의 제재 완화를 해줄 지와 같은 구체적인 사항을 도출하는 것입니다.

윤 전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하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밝은 경제적 미래와 관련해 미북 간 경제개발에 초점을 둔 논의를 비핵화와 별도로 진행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실제 북한의 학생들이나 연구자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시장 경제에 대해 배우도록 하고 비핵화가 될 경우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점에 대해 알리는 게 목적입니다.

한편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충분히 좋은 거래”라면서 “나는 이것이 느린 과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정상회담에 이르기 전 실무협상을 갖는 과거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