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19 확산 중 영변 핵시설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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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가 한창 확산하는 와중에도 영변 핵시설에서 활동을 이어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 노스’는 지난 2월 중 영변 핵시설에서 특수 운반시설인 철도차의 움직임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달 11일부터 26일까지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38노스는 이 기간 중 지난달 23일까지만 해도 도너츠 모양의 원통을 실은 철도차 3대가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서쪽으로 0.3마일 떨어진 곳에, 컨테이너를 실은 철도차 1대가 환승시설에 있었지만 26일 이들 차량이 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위성사진만으로는 철도차의 용도나 내용물에 대해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 철도차는 2002년 이후부터 영변 핵시설에서 자주 목격된 운반차량으로 주로 핵연료 생산이나 폐기물 처리, 오염 제거 등에 필요한 시약을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38노스는 또 현재 방사화학실험실이 가동 중이라는 징후가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 철도차가 방사성원소 생산시설이나 우라늄농축공장의 활동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영변 핵시설 일부 건물 지붕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이 확인됐는데 이것이 시설 가동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시설 내 기계가 가동되서 열이 발생하더라도 지붕에 쌓인 눈을 녹일 정도로 온도가 높지 않을 수 있고, 북한의 에너지 부족으로 시설 내부 온도가 낮을 것이라고 38 노스 측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선임 연구원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철도차량의 이동만으로 북한의 의도를 추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북한 당국이 주기적인 군사 및 핵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2일과 9일 단거리 발사체 등 합동군사훈련에 이어 12일에도 동해안 일대에서 행한 군사 훈련 관련 보도를 언급하면서 신형 코로나 상황에도 북한 당국이 기존 군사활동을 강행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매튜 하 연구원: 현재 미국과 한국, 중국 등 주변국가들이 진행 중인 신형 코로나 대응에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훈련과 핵 활동을 지속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알고 있는 사항은 없다면서 "추가적인 사항을 확인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