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25일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후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예견된 일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반응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그 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큰 영향력을 미칠만한 반응이 없었다며, 이러한 도발을 통해 미국의 관심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수사적, 무력 도발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는 북한이 그 동안 보여주던 평소의 행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북한이 바이든 정부의 인내심을 시험하면서 계속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미 행정부가 이에 과잉 반응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er) 선임 연구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최근 있었던 단거리 미사일 시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은 새로운 미 행정부 초기에 예견된 일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에 큰 위협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역시 한미연합훈련, 한미 장관회담 등과 관계없이 북한은 미국이나 한국 행정부 초기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무력 도발을 단행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도발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 앞으로 몇 개월 동안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등 더욱 강도 높은 도발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북한은 이것이 자신들의 전술(game plan)이기 때문에 어제 있었던 탄도미사일 시험을 비롯해 앞으로도 도발에 나설 겁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다만 북한이 강도높은 도발을 하면 미북대화 재개가 더욱 지연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탄도미사일 시험이 현재 미 행정부가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 기조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을 단행한다면 바이든 행정부가 더욱 강경한 노선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초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실험을 강행하자 이후 오바마 행정부가 부시 전 행정부보다 더욱 강경한 대북정책 노선을 취한 것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빅터 차(Victor Cha)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는 25일 동 연구소 사이트에 게재한 논평에서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달 초 열렸던 한미군사훈련과 한미일 동맹강화를 위한 장관회의에 대한 반발일 가능성은 있지만 새로운 미 행정부에 대한 초기 도발은 북한의 오래된 압박 전술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북한이 협상장으로 복귀하기 위해 미국의 일방적인 양보를 강요하는 무력 시위로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는 배경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게 차 석좌의 설명입니다.
차 석좌 역시 과거 선례를 바탕으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포함해 더 많은 무력 도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2009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4월 로켓 발사에 이어 5월 핵실험, 이후 6번의 단거리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이 있었고, 트럼프 행정부 초기인 2017년 2월 미사일 시험에 이어 9월 수소폭탄 실험과 3번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연중 19번의 탄도미사일 시험이 있었던 사례를 들었습니다.
이날 마커스 갈로스카스(Markus Garlauskas) 전 미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애틀란틱 카운슬에 전한 논평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는 크기나 범위에 상관없이 지난 10년 이상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해 금지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또 “이번 발사는 북한이 관심을 끌기 위한 것도, 북한이 붕괴된 경제에 도움을 달라는 외침도 아니다”라면서 “이는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월 당대회에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한 발표에 대한 분명한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강력한 대북제재 이행도 김정은 총비서의 행보를 중단시키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과 한국이 이러한 미사일 도발에 맞서 북한에 부과할 수 있는 대가에는 한계가 있다고 풀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