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난 15일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압승하면서 한국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오던 남북 간 경제협력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20일 개최한 화상토론에 참가한 미국과 한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외교 정책 흐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남북 관계는 쉽게 진전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 경협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은 지지를 받는다 하더라도 미북대화 재개 없이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 정부의 대화 요청 자체에 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스티븐 코스텔로 미국 프로글로벌 컨설팅 회장은 “총선 이후로도 문재인 정부는 이전과 같은 접근 방법으로 대북 정책을 펼칠 것이고, 아마 제재를 피하기 위한 추가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면서 “북한은 (협상에서) 한국을 미국에 종속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의 실레스트 애링턴(Celeste Arrington) 정치외교학 부교수 역시 남북관계 진전은 코로나 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상황과 한국과의 대화 재개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사에 달려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선뜻 남북 간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 미북 대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국과의 대화가 김정은 정권에 실리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애링턴 교수 : 제가 김정은 위원장이라면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11월 끝날 수 있는 이 시점에서 한국과 외교적으로 다시 관여하는 걸 생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 동안 미국과 직접 대화하는 걸 더 선호해 왔습니다.
애링턴 교수는 올 들어 잇따라 발생한 북한 미사일 시험 도발 등으로 미뤄봤을 때 북한이 현재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흥규 한국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북한이 오랫동안 한반도에서 힘의 우위를 차지하고 싶어했고, 현재 더욱 강해진 군사력과 방위력을 앞세워 한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흥규 소장 : 북한은 자주(self-reliance)와 군비태세(military readiness)에 집중하는 동시에 중국, 러시아의 지지를 이용해 한국을 코너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의 협력 제의에 대답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취임 직후부터 남북 경협 의지를 강하게 밝혀왔고, 특히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전례 없는 압승으로 문 대통령의 일명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재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 집권 여당이 금강산 개별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 소지가 있는 사안들과 관련해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