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북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미북 관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공동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합의문엔 미국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완전하고, 검증 하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 대신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로 명기되어 있는데요. 김소영 기자가 이와 관련해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으로부터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세계인들이 지켜본 미북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엄 연구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많이 낮춰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예전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서로를 알아가는 만남(get to know you meeting)'이 될 것이라고 말해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긴 했습니다. 이번 회담은 그 정도 기준에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합의문에 구체적인 내용이나 세부 사항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양국이 원하는 대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하는 대신 미국이 체제보장을 제공한다는 기본적인 내용의 합의문이라도 도출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회담 직전까지도 '검증'(verification)을 재차 강조하며 CVID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였습니다. 판문점, 싱가포르에서 여러차례 진행된 실무회담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서 결국 CVID 문구가 제외된 이유와 그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엄 연구원: 많은 사람들이 이번 공동 합의문이 비핵화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해 실망하고 답답해 할 것입니다. 과거에 나왔던 공동 선언문을 거의 그대로 복사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싱가포르 회담은 양국이 외교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열린 것으로 합의문 내용이 광범위 할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회담은 구체적인 비핵화 검증 방안이나 시기에 대해 논의하는 대신 양국이 서로 원하는 바에 합의하고 이를 진전시키기 위한 대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번 회담에 많은 기대를 걸었던 사람이라면 구체적인 사항이 합의문에서 빠진 것에 대해 실망했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탐색전 정도라고 설명했기 때문에 크게 놀랍지 않습니다. 우리는 비핵화가 매우 긴 과정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합의문에 모든 내용이 들어가길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기자: 이상적으로는 어떤 내용이 공동 합의문에 포함됐어야 할까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엄 연구원: 많은 사람들은 검증가능하고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더욱 강력한 이행 약속, 인권 문제,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력 방안 등 훨씬 많은 내용들이 포함될 수 있었다고 비판할 것입니다. 이밖에 생화학 무기나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한 부분도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합의문에는 양국이 이러한 외교적인 절차를 얼마나 신속하게 밟아나갈 수 있는지 더욱 구체화된 시간표가 제시됐어야 합니다. 후속 회담은 언제 열리는지, 미북 양자 또는 다른 3자, 4자 회담이 될 것인지 등에 대한 세부사항 말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의 견해를 김소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