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미국에는 별다른 소득 없이 중국과 북한 김정은 정권에 정치 외교적으로 이득을 줬다고 미국 연방 하원의원들과 한반도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와 의미를 평가하기 위한 청문회를 개최한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회담이 결국 중국에만 '좋은 일'이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의원들은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가시적인 약속이나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 대북제재 부과를 연기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중국 정부가 원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원 동아태소위원장인 테드 요호(공화∙플로리다) 의원은 토론회를 시작하면서 미북회담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성급하게 연합훈련을 중단시키면서 동아시아 지역 내 미국의 군사적 입지가 약화됐고, 중국은 이미 자체적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등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요호 의원: 미국이 자발적으로 이 지역의 전략적 역량을 줄이는 것만큼 중국과 러시아를 기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기 전 이미 북중 국경지대에서 제재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미국의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이 상대해야 할 상대는 북한 뿐 아니라 중국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담당 국장 역시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모든 것을 얻었다며 미국은 대북 영향력이 강화된 중국의 압박에 대비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미국이 미북회담을 받아들인 것과 이로 인한 대북제재 완화 등이 북한 정권을 돕는 격이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오랫동안 원해왔던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북한 정권에 대한 신뢰도만 높여줬다는 설명입니다.
셔먼 의원: 김 위원장을 그것도 아시아에서 만난 것 자체가 미국에게는 큰 포기입니다. 우리는 대북제재를 덜 하게 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숨통을 틔워줬습니다.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큰 승리입니다.
게리 코널리(민주당∙버지니아) 의원 역시 미북회담의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악수와 단체 사진 뿐이라며 미국은 얻은 것이 없다고 단정했습니다.
미북회담에 대한 비판 속에서도 스티브 샤벗(공화당∙오하이오) 의원은 전쟁 보다는 대화를 했다는 점에서 회담이 옳은 방향으로 진행했다고 평가했고, 다나 로라바커(공화당∙캘리포니아) 의원 역시 북한과의 외교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