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영변 핵시설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논의 진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가 26일 위성사진과 함께 영변 핵시설의 보수공사 진행 상황을 소개하자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38노스'는 실험용 경수로 가동을 위한 기반공사와 그 인근 4층짜리 연구진용 건물의 공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시사주간지 타임(Time)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미북회담 이후 추가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여전히 핵시설을 개선하고 있다며 이 소식을 앞다퉈 소개했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애틀란틱카운슬(Atlantic Council)의 한반도 전문가인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 시점에서 북한이 핵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 자체로도 핵협상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회담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은 후 언제든 핵 도발을 재개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일 수 있다는 게 매닝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매닝 연구원: 우선, 북한은 한번도 (핵)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플루토늄을 추가로 생산하려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좋은 신호는 아닙니다. (First of all, they never said they will stop the program. So they could be trying to produce more plutonium for weapons. Given vagueness of denuclearization, this is not a good sign.)
특히 매닝 연구원은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약속 없이 한미 연합훈련까지 중단한 상황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추가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시간표와 이행 방안을 포함한 구체적인 합의사항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북한의 진정성을 믿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테드 리우(민주∙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27일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 트위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직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믿는가? 북한은 당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 한개의 핵무기나 미사일도 제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들은 당신이 연합훈련을 중단하게 만들었다. 북한은 당신을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실날하게 비판했습니다.
같은 날 '38노스'의 제니 타운 공동대표 역시 북한의 계속되는 핵시설 개선에 대해 트위터에 "거창한 목표만 담은 선언문이 아니라 왜 실제적인 협상이 필요한지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8노스'는 영변 핵시설이 실제 가동되고 있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며 핵시설 개선 공사를 북한의 지속적인 핵능력 강화 의지와 직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후속 고위급 비핵화 회담을 앞두고도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개선하는 데 대한 논평 요청에 “정보 사안이라 언급할 수 없다(We do not comment on matters of intelligence)”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