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외에 살고 있는 많은 탈북자들이 브로커, 즉 중개인의 높은 수수료에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주기적으로 외화를 송금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최근 북한 당국의 감시가 더욱 심해져 실제 전달되는 금액은 송금액의 절반 밖에 안된다며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에 정착한 지 10년째인 탈북자 그레이스 김 씨는 8월 초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할 때 브로커, 즉 환전꾼으로부터 송금액의 50%를 수수료로 낼 것을 요구 받았습니다.
매년 한 차례씩 적지 않은 돈을 북한에 보내온 김 씨는 수수료로 절반이나 떼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지만 북한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가족들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부쳐야 했습니다.
김 씨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 당국의 감시가 심해지면서 브로커들이 요구하는 송금 수수료가 크게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그레이스 김: 제가 한 보름 전에 돈을 보냈는데요. 1년 전에 보낼 때는 (수수료 비율이) 7대 3이었어요. 보름 전에 보낸 것은 5대 5에요.
미국 내 탈북자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북한으로 송금할 때 중국 브로커, 북한 내 브로커, 보위부 상납금 명목으로 들어가는 수수료가 전체 송금액의 30~35% 정도였습니다. 3년 전에는 수수료가 20%정도로 더 저렴했다는 게 탈북자들의 설명입니다.
또 다른 탈북자 정 모씨 역시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을 기해 북한 내부 통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보위부원들에게 송금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전보다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씨는 "남북 회담, 미북 회담과 같은 행사로 북한과 국제사회 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될수록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 대한 사상 교육과 함께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전에는 보위부원 한, 두명에 대해서만 입막음을 하면 (송금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4~5명에게 상납금을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대북송금 방식과 관련해, 김 씨는 중국 브로커의 은행계좌에 직접 입금하는 방식보다는 적은 수수료로 전 세계 어디로든 빠르게 송금이 가능한 '웨스턴 유니온'(Western Union)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도 최근 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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