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맨스필드재단의 프랑크 자누지 대표는 북한이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시험장 폐기와 영변 핵시설의 조건부 영구 폐쇄라는 파격 제안을 했다며 이제 미북 협상은 미국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자누지 대표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영구 폐쇄와 함께 상응 조치가 있을 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제안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자누지 대표: 사실 미사일 시험장 폐기는 간접적인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는 다수의 미사일 시험장이 있는데 이 중 한 곳만 폐쇄한다고 해서 그들의 미사일 능력이 저하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영변 핵시설 폐쇄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향후 북한의 비핵화 관련 결정은 핵물질 생산 중단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따라서 영변 핵시설에서 플루토늄 등 핵물질 생산을 멈추고 실험 원자로 등을 폐쇄한다면 이는 북한의 굉장한 제안입니다. 미국은 이를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영변 핵시설 폐쇄는 완전한 비핵화와는 거리가 멉니다.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쇄만으로 모든 것을 정상화해서는 안됩니다. 미국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조치를 하기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제 공은 미국편으로 넘어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제안이 앞으로 핵협상을 진전시키고 또 다른 미북회담을 갖거나 대북제재를 완화시킬만큼 충분한지 결정해야 합니다.
기자: 영변 핵시설 폐쇄를 위해 북한이 원하는 '상응조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누지 대표: 북한이 원하는 상응조치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조치는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종전선언을 원할 것이고 둘째로 어떤 형태로든 대북제재 완화를 원할 것입니다. 특히 개성공단 재개 등을 위해 대북제재 결의에 예외조항을 두거나 유엔 대북제재 결의의 수정 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는 영변 핵시설 폐기를 위해 북한에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를 제공하고 다음 핵 협상 단계로 넘어갈 만한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기자: 한국 청와대 측은 이번 3차 회담에서 남북이 사실상 종전선언을 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자누지 대표: 전쟁에서 평화 단계로 넘어가는 것에는 실제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전쟁을 종식시키는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공식적인 한국전쟁 종전을 위해서는 중국과 미국이 함께 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공식문서나 결의안 등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이 없었습니다. 진정한 종전을 위해서는 이 지역의 평화 상태를 나타내는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몇년 동안에도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사태가 일어나는 등 사실상 한반도는 전쟁 상태였습니다. 두 정상이 서로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로 나아가자고 말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이러한 발언이 공식적으로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기자: 남북한은 철도 및 도로 연결 사업을 당장 올해 내로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실질적인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남북간 경제협력이 가능합니까?
자누지 대표: 이를 위해서는 대북제재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한이 말하는 철도 사업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들이 향후 대북제재가 해제됐을 때를 대비해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는 것이라면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장과 영변 핵시설을 실제로 폐기한다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등이 재개될 수 있도록 대북제재의 부분적인 예외조항을 마련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선언문의 조항들은 남북 간 경제협력의 토대 마련을 위한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한데 아직 북한으로부터 이를 위한 충분한 행동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하느냐에 따라 경제협력 이행 여부도 결정될 것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프랑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의 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를 김소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