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북제재를 피해 암호화폐를 외화벌이 수단으로 삼아온 북한이 내년 4월 블록체인, 즉 공공거래장부 및 암호화폐 기술에 관한 국제회의를 처음으로 개최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친선협회'(KFA)는 내년 4월22일부터 23일까지 양일간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업계의 전문가들을 초빙한 국제회의를 개최한다고 지난 21일 자체 웹사이트에 밝혔습니다.
지난 10월 개최 예정이던 블록체인 국제회의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한 것인데요.
조선친선협회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 10월 개최 예정으로 홍보를 했는데 많은 참가자들이 접수해 더 넓은 장소를 확보하고 참가 신청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행사를 2019년으로 미뤘다고 전자우편을 통해 밝혔습니다.
(We moved from Oct 2018 to Apr 2019 because we received many requests and wanted to find a bigger venue and allow participants more time to subscribe.)
조선친선협회 측은 약 30명이 이미 신청을 마쳤다며, 내년 행사에 150명 가량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페인 국적의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가 지난 2008년 설립한 KFA는 지난 10년간 북한 관광을 비롯해 외국 기업이나 투자자를 북한 사업체와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핵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암호화폐 해킹이나 돈세탁 등을 통해 외화벌이에 나서면서 오랫동안 암호화폐 관련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는 등 암호화폐 관련 기술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정보통신 관련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North Korea Tech)를 운영하는 미국의 마틴 윌리엄스 씨는 정보 통신 기술(ITI)과 관련한 국제회의를 거의 개최하지 않는 북한이 블록체인 관련 회의를 여는 것에 대한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전했습니다.
윌리엄스: 왜 이런 국제회의를 개최하는지 궁금합니다. 이 행사가 단순히 블록체인에 대한 정보를 나누려는 목적을 가질 수도 있고, 북한의 블록체인, 암호화폐에 대한 기술이나 지식을 홍보하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한편 블록체인 국제회의는 이틀 동안 열리지만 전체 행사는 김일성광장, 판문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대동강맥주공장 탐방 등 관광을 연계한 총 8일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원하는 참가자에 한해 북한 사업 투자에 대한 개별 면담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행사 참가비는 중국과 북한간 항공료와 7박8일간의 숙식비를 모두 포함해 1인당 3,300유로, 약 3,800달러입니다.
국제회의 참가 신청은 미국인을 포함해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한국, 일본, 이스라엘 국적자는 신청할 수 없다고 조선친선협회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사실상 미국 국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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