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CNN 방송이 최근 보도한 북한 양강도 영저동 인근 회정리 미사일 기지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위치와 시설 규모로 봤을 때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과 외형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대립된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보도에서 인용한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 미들버리 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 연구원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개발 정황이 포착된 회정리 미사일 기지가 장거리 미사일을 위한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루이스 연구원은 외국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중 ∙ 단거리 미사일은 한국과 맞닿은 비무장지대(DMZ)나 북한 본토 중간에 기지를 두고 있다며, 영저동, 회정리와 같이 북한의 최북단에 위치한 미사일 기지는 분명 해외를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을 수용하는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루이스 연구원 : 미사일 기지의 위치를 봤을 때 이 곳은 확실한 장거리 미사일 기지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은 오랫동안 이 일대 미사일 기지를 공격에 좋은 위치로 여겨왔습니다.
특히 북중 접경 양강도 미사일 기지들은 중국의 근접성으로 한미 연합군의 공격이 어렵기 때문에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배치할 수 있는 전략적 장소로 알려져있습니다.
루이스 연구원은 그러나 새로운 개발 흔적이 발견된 회정리 기지가 7마일 떨어진 기존 영저동 기지의 확장 시설인지 별도로 운영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한 미사일 기지와 가까운 곳에 또 다른 기지를 건설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미들버리 연구소의 데이빗 쉬멀러(David Schmerler) 연구원 역시 기지의 위치와 함께 시설 규모를 통해 장거리 미사일 기지임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쉬멀러 연구원은 위성사진으로 파악한 운송차량 출입구 크기와 터널의 길이가 30미터 정도의 대형 미사일을 실은 트럭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미사일 기지의 용도를 위치만으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핵 시설과 달리 비밀 벙커나 미사일 기지 등은 외형만으로 용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수많은 기지를 가지고 있는 북한의 기지별 사용 목적을 외형만으로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올브라이트 소장의 말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 주어진 사실만으로는 장거리 미사일 기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기지가 중국 국경 근처에 있다고 해서 장거리 미사일 기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미사일 배치에 대한 북한의 의중을 알기 어렵습니다.
한편 CNN 보도와 관련해 6일 한국 군 당국은 영저동 일대 미사일 기지는 이미 오랫동안 추적해온 감시 대상이며, 오래된 영저동 기지는 과거엔 노동미사일 기지였으나 최근 다른 탄도미사일 기지로 확장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에 대해 “정보 당국의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