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유화 메시지’에도 북 협상장 복귀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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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북핵 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지장이 없도록 미국인 방북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북한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국의 유화책에도 북한이 쉽게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김지수 한국학연구소 소장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내놓은 대북 메시지들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소장은 특히 미국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까지 강력한 대북제재를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제재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이나 민간 차원의 교류 등을 회유책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북 간 고위급 실무회담에 이어 2차 미북 정상회담까지 추진하려는 의지를 북한에 전달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김지수 소장 : 일단 북한 쪽에서 반응도 없고...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제재, 인권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대화를 하려는 시도는 있었는데 지금 북한 쪽에서 반응이 거의 없잖아요. 그러니깐 풀어보려는 노력의 일환이죠.

김 소장은 그러나 이러한 미국 측의 노력에도 북한이 협상에 응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논평에서도 알수 있듯이 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와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측의 상응조치가 없이는 북한이 호응하지 않을 것이란 게 김 소장의 설명입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은 비건 대표가 조만간 미북 회담이 열리길 원한다면서 언급한 ‘북한과의 신뢰구축 조치’가 인도적 지원, 예술단 공연과 같은 민간차원 교류,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통한 미북 간 대화 창구 개설 등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부시 연구원 역시 이러한 사안들이 북한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이른바 ‘근본 문제’와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미북 협상의 교착상태를 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양국 간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북한 역시 북한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는 미국에 우선적인 비핵화 관련 행동과 조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시 연구원 : (미북 양국 간) 신뢰 구축과 관련해 기본적인 신뢰라도 쌓으려면 미국 당국은 북한의 많은 양보와 행동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한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이번 비건 특별대표의 한국 방문이 북한 비핵화 논의에 대한 한미 간 속도를 맞추기 위한 한미 워킹그룹, 즉 실무단의 정기적인 회의의 하나로 지나친 의미 부여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