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닌 “코로나19사태로 북 군부 요동칠 가능성”

열병식에서 미사일 발사대 차량에 타고 있는 북한 군인들.
열병식에서 미사일 발사대 차량에 타고 있는 북한 군인들. (AP Photo/Wong Ma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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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한반도전문가인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안보 석좌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비루스) 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 군부의 불만이 폭발해 쿠데타, 즉 정권 전복 활동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16일 크로닌 석좌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코로나19로 북한 내부에서 북한 군인들에 의한 쿠데타, 즉 정권 전복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셨는데 그 근거가 뭔지 궁금합니다.

코로닌 석좌) 저는 김정은 정권이 현재 코로나19로 받고 있는 큰 압박과 1990년대 북한 대기근 당시 김정일 정권이 받았던 압박 사이에서 유사점을 찾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대기근 당시 김정일 정권은 식량배급체계 붕괴, 소련 몰락으로 인한 지원 중단 등으로 많은 북한 사람들이 죽고 군사위계 질서도 무너지면서 엄청난 압박을 받았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북한군 제6군단이 1996년 경에 쿠데타, 즉 정권 전복 활동을 벌였다고 합니다. 당시 이 쿠데타는 김정일 정권에 중대한 위협이었고 지금 북한군 제6군단은 없어졌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달리 기근이 아니라 코로나19에 대한 것입니다. 코로나 19가 그때와 같은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하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닌 석좌)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북한 주변국인 한국, 일본, 심지어 중국은 북한보다 훨씬 발전된 공중보건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에서 코로나19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데 어떻게 북한에 없겠습니까. 북한 매체를 보면 코로나19 관련 소식들이 나오고 있고 고위 관리들이 특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면 중국에서 의료장비들이 급하게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을 볼 때 북한 정권은 지금 북한 내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이를 숨기고 있다고 봅니다. 1990년대 식량배급체계가 붕괴되면서 북한 군부가 요동친 것처럼 코로나19로 공중보건체계가 붕괴되면 김정은 정권은 내부적으로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에 대한 징후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기자) 그동안 북한 내부 쿠데타 등을 통한 북한 정권교체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지만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겁니까?

크로닌 석좌) 북한 군대는 김정은 정권을 유지하는 필수 요소입니다. 김정은은 모든 긴급사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데 군대를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북한 군대가 이번 코로나19사태 가운데 건강보호 장비 등 필요한 조치를 제공받지 못하고 위험에 방치된다면 그들이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군부는 북한 내부에서 김 씨 직계가족을 제외하고 가장 큰 힘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큰 걱정과 불확실함이 북한에서 퍼져가고 있고 그 가운데 북한 군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치료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사태의 책임을 전가할 다른 사람이 없기 때문에 코로나19위기에 분명히 취약하다고 봅니다.

기자) 김정은 정권이 이런 쿠데타 가능성을 억지하고 북한주민들의 지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무력 도발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셨습니다. 부연 설명을 해주시죠.

크로닌 석좌)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19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북한 군부 및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자신의 정통성이 위협받으면 다른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군사적 충돌 등과 같은 위기를 일으켜서 자신의 정권이 필요하고 자신이 계속 통치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그 가능성을 대비해야 합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발사장을 찾아 발사 장면을 지켜본 것은 자신감이 아닌 약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죠. 김정은 정권은 코로나19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김정은 정권이 코로나19사태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는 징후들이 있습니까?

크로닌 석좌) 김정은 위원장이 (일정 기간) 평양을 떠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도 평양이 코로나19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북한 고위관리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중국에서 의료장비가 급하게 북한으로 반입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코로나19사태에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상민 기자가 허드슨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석좌로부터 코로나19사태가 북한 정권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