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간 잦은 접촉은 북 고립탈피∙제재대응이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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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북한과 러시아 간 고위급 접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탈피하고 러시아의 경제적 지원을 확보해 대북제재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임천일 외무성 부상은 지난 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베르쉬닌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나 북러 간 경제 및 인도주의 분야 협력과 북핵 문제 등 한반도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전날인 15일에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지역 담당 차관이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 열린 만찬에 참석해 북핵 문제에 대한 언급했고 앞서 14일에는 북한 임천일 부상은 러시아 외무부 영빈관에서 모르굴로프 차관과 5시간 동안 회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 상원 대표단은 지난 16일 '북-러 경제문화협력 협정 체결 70주년'을 계기로 북한을 방문해 21일까지 머물며 경제, 문화 등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과 러시아 간에 이뤄지고 있는 잦은 접촉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탈피하고 대북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그레그 브라진스키(Gregg Brazinsky) 교수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 접촉은 북한의 고립 탈피 시도라고 말했습니다.

브라진스키 교수: 북한이 모스크바와 평양 간 새로운 교류와 접촉을 추구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은 북한의 국제사회 고립을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브라진스키 교수는 이번 북러 회동에서 러시아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대화 지속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것은 매우 좋은 조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앞서 타스 통신에 따르면 모르굴로프 차관은 15일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북한이 협상을 통해 역내 현안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미북대화 지속을 통해 상호 신뢰를 증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압박을 받을 때마다 중국과 러시아를 접촉해왔다며 이를 통해 자신들을 지지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의 러시아와 중국 접촉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맞서는 데 필요한 안정감 확보와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강경하게 나갈지 여부를 두고 사전에 러시아, 또 중국과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서입니다.

러시아 전문가인 데이빗 새터(David Satter) 미국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북러 간 접촉은 북한이 러시아의 경제적 도움을 확보해 미국의 대북 제재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