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곧 러시아 방문 가능…대미 압박∙대중 견제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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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곧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25일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포 크렘린궁 대변인은 "북한 최고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이 오랜기간 준비돼 왔다"며 "시기와 장소, 회동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관련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북러 의원친선 그룹의 러시아 측 대표인 올렉 멜니친고 의원도 이날 타스통신에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가까운 시일 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러시아의 알렉산더 바쉬틴 의원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올 봄이나 여름에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던 김 위원장의 대외 방문 의전 책임자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6박 7일 간의 방러 일정을 마치고 25일 북한으로 귀국했습니다.

그는 모스크바 체류 기간 중 크렘린 궁을 수차례 드나들면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민간연구소 허드슨연구소의 데이빗 새터(David Satter) 선임연구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이뤄지면 북한은 이를 통해 러시아의 정치,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새터 연구원: 특히, 러시아의 경제적 지원은 북한이 미국의 대북제재를 견뎌내는데 도움이 돼 미국에 대한 북한의 협상력을 강화시킬 것입니다.

그는 러시아의 경우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우려하는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해당사국이라는 것을 미국에 부각시켜 미국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 출신의 아나타시아 바라니코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객원 연구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견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라니코바 연구원은 현재 북한은 중국의 영향권에 있지만 사실 중국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과거 북한은 소련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해왔다며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전문가인 스티븐 블랭크(Stephen Blank) 미국 외교정책위원회(AFPC) 선임연구원도 이날 북한은 1950년대부터 러시아와 중국을 서로 대결시켜 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견제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블랭크 연구원은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 모두에게 종속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여러 정치, 경제적 혜택을 받으면 북한은 이를 중국에 보여주면서 중국으로부터도 혜택을 받아내려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