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 항로 요청...“예고없는 미사일 발사 삼갈 것”

사진은 '화성-10'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의 모습.
사진은 '화성-10'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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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더 이상 예고없는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겠다며 새 항로 개설을 요청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0일 입수한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이 기구의 항공항해국 스티븐 크리머 국장과 아룬 미스라 아시아태평양지역국장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북한민항총국 리용선 사무차장을 만났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 관리들의 이번 방북은 지난 2월 북한 측으로부터 북한 평양과 남한 인천을 연결하는 새로운 항로 개설을 요청하는 편지를 받은 후 이를 논의하기 위해 이뤄졌습니다.

이번 논의에서 북한 당국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이 완료됐기 때문에 더 이상 예고없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민간 항공기를 위협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검증되지 않은 약속(unqualified pledge)을 했다고 이 기구는 밝혔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는 북한 영공 통과의 위험성을 경고했고 외국 항공사들은 그동안 우회 항로를 이용해왔습니다.

북한 당국은 조선노동당 제7기 제3차 전체회의에서 더 이상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했다며 추가 미사일 시험 발사는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고 국제민간항공기구는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스티븐 크리머 국장은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주변 국가들에게 충분한 공지없이 민간 항공기에 위험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보증을 받았음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북한은 또한, 그동안 정지됐던 항공 활동을 재개하고 싶고 영공 통과료를 받기 위해 자신들의 영공을 통과하는 새로운 항로 개설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고 이 기구는 밝혔습니다.

북한은 한때 독일, 쿠웨이트 등 국제 항공노선을 운영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등으로 항공노선이 축소됐고, 1회당 약 80만원 수준의 영공 통과료 수입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개설에 관심을 보인 새 항로는 북한 평양과 서울 인천을 연결해 제 3국으로 이어지는 국제 항로입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는 북한의 이런 제안에 환영하고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이 기구는 새로운 동아시아태평양 교통관리 부서를 조직해 주변국들과 북한의 제안을 두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기구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사무소는 북한 항공기 조종사와 항공교통 관제사들의 언어훈련을 도와달라는 북한의 요청을 지원할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민항총국 측은 적절한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이같은 사업이 잘 추진되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국제민간항공기구 측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