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지난주 자국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대북제재 위반혐의로 미국이 압류한 것을 '국제법 위반'이자 '주권침해'라고 비난하며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서한을 보냈습니다. 유엔 측은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실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5월 16일 보낸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We can confirm receipt of a letter addressed to the Secretary-General dated 16 May from the Permanent Representative of the DPRK.)
대변인실은 유엔 사무국은 이 서한을 검토하고 있고 북한대표부의 요청대로 이 서한은 유엔 공식문서로 유엔 총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회람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The Secretariat has studied the letter and, as requested, will circulate it as an official document to the General Assembly and Security Council.)
대변인실은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회피 가능성과 유엔 회원국들의 대북 제제 결의 이행과 관련된 문제들은 유엔 회원국들이 다뤄야할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Questions relating to possible sanctions evasion and Member States' implementation of relevant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concerning the DPRK are matters for Member States to address.)
앞서 북한은 지난 17일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 명의로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미국이 미국법에 걸어 우리 무역짐배(화물선)를 미국령 사모아에 끌고가는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를 감행한 것은 미국이야말로 국제법도 안중에 없는 날강도적인 나라임을 스스로 드러내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은 우리의 주권이 정정당당하게 행사되는 무역짐배를 강탈함으로써 유엔 헌장을 난폭하게 짓밟는 주권침해 행위를 감행했다"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 사무총장이 긴급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북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Joshua Stanton) 변호사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 정부의 북한 화물선 압류는 북한산 석탄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국제법 위반, 주권침해 주장은 터무니 없는 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스탠튼 변호사: 북한의 주장은 법적으로 터무니 없는 말입니다. (미국의 북한 화물선 압류는) 북한산 석탄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8항과 후속 결의들에 따른 것입니다. (North Korean complaint is legally nonsense. It was fully authorized under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 1718 paragraph 8 and subsequent resolutions to ban the export of North Korean coal.)
스탠튼 변호사는 미국 국내법적으로 이번 사건은 미국 뉴욕법원이 북한 화물선을 몰수하기 위한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북한은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의 화물선 압류가 부당하면 화물선의 소유주가 미국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해 미국 정부로 하여금 이 화물선이 애국법, 대량살상무기확산제재법, 대북제재강화법 등의 미국 법을 위반하면서 북한산 석탄을 실제 거래했는지를 입증하도록 만들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적이 한번도 없거니와 미국 법정에 출두한 적도 없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지난 9일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불법 운송해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몰수 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위해 이 선박을 압류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