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 전에는 미국은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 측에 대북 제재 완화와 종전 선언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대북 제재 지속을 주장해, 북핵해결 방식을 두고 미북 간 입장 차이가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힐 전 차관보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해야 종전선언, 평화조약 등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 지금 상황은 2005년 내가 북핵협상을 할 때와 유사합니다. 북한은 미국이 먼저 움직이기를 원합니다. 비핵화 전에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라는 것이죠. 그러나 이것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미국은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를 하기 전에는 제재 해제는 물론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미국과 북한 양측이 서로 양보하면서 중간에서 타협점을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자기가 볼 때 북한은 지금 비핵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카네기평화재단의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은 지난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합의 내용 중 새로운 미북관계 수립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고,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에 두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봉착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쇼프 연구원은 이런 우선순위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좀더 공식적이고 투명한 협상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쇼프 연구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북 정상회담 후 후속 협상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북한측 협상 대상자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고위급 특사를 임명해 북한과 협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비핵화 순서, 시간표, 검증절차 등을 정해 비핵화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쇼프 연구원의 주장입니다.
미국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미북 간의 우선순위 차이가 여전한 가운데 협상이 지속되면 연내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멀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한국의 연내 종전선언 주장은 북한 입장에 기울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 미국이 종전선언을 지지하지 않으면 실망할 것이고, 중국은 이를 이용해 한국을 미국으로부터 떨어지게 하려고 할 것이라고 고스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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