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막말은 ‘트럼프 양보’ 못 얻어낸 문 대통령 향한 분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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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쏟아내는 막말성 발언은 그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에 대한 분풀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16일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74주년 경축사에서 밝힌 남북협력 및 한반도 평화구상과 관련해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대변인은 "남조선 국민을 향하여 구겨진 체면을 세워보려고 엮어댄 말일지라도 바로 곁에서 우리가 듣고 있는데.. 그런 말을 함부로 뇌까리는가"라더니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졸졸 내리 읽는 남조선 당국자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남조선 당국자'는 문 대통령을 의미합니다.

담화는 이어 문 대통령을 향해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이라고 묘사했고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 '북쪽에서 사냥총 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등의 막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 담화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똥을 꽃보자기에", "바보', "겁먹은 개" 등의 막발을 했고 제2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라고 비난했습니다.

문 대통령을 향한 북한의 이런 막말에 대해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문 대통령을 향한) 막말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협상에서) 북한에 양보하도록 설득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This is the way of telling President Moon that he has not been successful in persuading Trump to make concession.)

아인혼 전 보좌관은 북한은 한국이 미국과 연합군사훈련을 계속하고 미국으로부터 군사장비를 구입한 것에 대해 벌을 주고 싶어한다며 이런 막말을 통해 한국을 비난하면 문 대통령이 자신들의 입장에 맞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막말은 문 대통령을 압박해 미래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혹은 제한, 그리고 대북 경제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어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터무니없다(ridiculous)'며 자신도 원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 위원장에게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면 미래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 혹은 제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도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자신의 적들 사이에 불화를 조장할 수 있는 기회를 이용하는 데 능숙하다며 한미연합 군사훈련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그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경제지원을 하고 싶어도 유엔 대북제재 때문에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막말과 대화 거부로 한국을 위협하면서 한미연합 군사훈련 취소나 비핵화 협상 조건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하지만 북한의 이런 막말을 통한 한국에 대한 압박은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막말에 대한 반발로 한국 국민들은 대북 강경책을 더 지지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세이모어 전 조정관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