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볼턴 북핵해결방식 ‘리비아 모델’ 언급은 대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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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간에 국제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가 커서 그를 경질하게 되었다면서 북핵문제와 관련해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은 대실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로부터 볼턴 전 보좌관을 경질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볼턴 전 보좌관과 국제 현안에 있어 같은 입장이 아니었다고 답하며 볼턴 전 보좌관이 북핵 해결방식으로 제시한 '리비아 모델'을 문제삼았습니다.

그는 볼턴 전 보좌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언급한 '리비아 모델'은 대실수라고 지적했습니다. (He made some very big mistakes when he talked about the Libyan model for Kim Jong Un)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대통령에게 일어난 일을 보면 '리비아 모델' 은 언급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며 이 때문에 미북 관계가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이었습니다.

그는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볼턴 전 보좌관을 상대하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강경함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언급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영리함의 문제였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4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취임 직후 미국 폭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핵해결방식으로 "우리는 2003~2004년 리비아 모델에 대해 많이 염두해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 북한이 먼저 핵무기 등 핵 관련시설과 물질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비핵화'라며 리비아가 12-13년 전 핵무기를 폐기하고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 기지에 리비아 핵시설과 핵물질을 보관한 것과 같은 비슷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리비아 카다피 전 대통령이 핵무기 포기 후 2011년 반군들에 의해 사살당해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은 북한의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당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성명을 발표해 제1차 미북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반발했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북한이 미국과 합의하지 않으면 반란으로 숨진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타도된 리비아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공격했습니다.

한편,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볼턴 전 보좌관은 그동안 북핵문제의 단계적 해결방식을 반대해 왔다며 그의 경질로 미국은 향후 유연한 대북협상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미국은 향후 미북실무협상에서 북한의 핵물질 생산 중단 대가로 일부 대북제재 완화 및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선언 등을 하면서 단계적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을 채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하지만 북한 측이 볼턴 전 보좌관의 경질을 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이 내놓은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까 싶어 자신들의 입장을 더 고집하면 미북 실무협상은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