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전직 관리들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9월 말 유엔총회 참석 중에 가질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핵협상에서 북한에 유연한 태도를 가져달라고 설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미북 간 실무협상이 곧 재개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또 다른 회담에 관심을 표명한 것이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한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전처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을 상대할 때 유연해지도록 설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As in the past, President Moon is highly likely to press Trump to be flexible and forthcoming in his dealings with Kim)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정부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되면서 미국이 하노이 제2차 미북정상회담 때 북한에 제안했던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즉 일괄타결안이 아닌 좀더 현실적인 새 제안을 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북 실무협상이 이번 뉴욕 유엔총회 기간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예정에 없던 유엔총회 참석을 추진하면서 한미정상회담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협상에서 좀더 유연해지고 단기간의 완전한 비핵화 요구를 북한이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말할 것입니다. (I think Moon Jae In will be encouraging Trump to be flexible and not to expect North Korea to agree to total denuclearization within a short period of time)
아울러 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북 간 북핵협상 진전을 위해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그 사이에서 '촉진자', '중재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전혀 합당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힐 전 수석대표: 저는 이에 대해 수없이 말했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입니다. 한미동맹 사이에 북한에 이용당할 틈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한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북 사이에서 촉진자, 중재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에반스 전 수석차관보 역시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세력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한다는 것은 얼토당토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도 이미 문 대통령을 모독하면서 한국이 미북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한국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뉴욕 방문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초 한국의 이낙연 국무총리가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것이 유력하게 검토됐었는데 최근 볼턴 전 보좌관 경질 등 미북 관계가 급박히 돌아가면서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하고 한미정상회담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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