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은 오는 5일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고 우라늄농축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면 북한의 석탄과 섬유 수출을 금지한 유엔 제재를 36개월 동안 유예하는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복스(VOX)'는 2일 미북 협상 내용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번 주말 북한과 가질 실무협상에서 내놓을 협상안을 소개했습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검증 가능하게 해체하고 북한의 우라늄 농축 중단 같은 또다른 조치를 취하면 미국은 북한의 석탄∙섬유 수출을 금지한 유엔 제재를 36개월 즉, 3년동안 유예한다는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이 매체의 보도입니다.
이 협상안은 지난 7월 일부 한국 언론들이 백악관 내 북한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이라며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전면 폐기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에 동의할 경우 12-18개월 동안 석탄과 섬유 수출 제재를 유예하는 방안을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내용과 유사한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미국 국무부는 이 보도는 '완전한 거짓'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복스는 북한이 미국의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 불분명하지만 미국 측에서는 이 제안을 협상의 시작점으로 삼아 북한이 반응을 볼 수 있고 이번 주말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제안을 바꿀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도 2일 미국 관리들이 북핵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신속한 조치보다 더 단계적인 접근의 하나로 북한의 '잠정 핵동결'(temporary nuclear freeze)을 새 협상안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이 협상안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개에서 60개로 추정되는 핵무기와 더 정교해지고 기동성이 뛰어난 미사일 등 무기고의 확장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되었기 때문에 향후 미북 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빅터 차 석좌: 이제 백악관에는 볼턴과 같은 수준으로 북핵협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의 목소리를 낼 사람이 없어졌습니다.
차 석좌는 이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시점인 올해 말 성탄절 이전에 미북 양측 간 북핵 문제에 대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