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해 실시한 독자 대북제재인 '5.24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데 대해 한국은 미국의 승인없이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한국이 일부 독자 대북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데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 정부는 미국의 승인 없이는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그들은 우리의 승인없이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의 승인없이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They won't do that without our approval. 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
국무부 대변인실도 10일 한국 정부의 '5.24조치' 해제 검토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완화는 비핵화가 이뤄진 후에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답했습니다. (President Trump has been very clear that sanctions relief will follow denuclearization.)
국무부 측은 이어 비핵화에 빨리 도달할수록 제재 완화도 빨리 이뤄질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 덧붙였습니다. (And the sooner we get to that point the sooner we can lift sanctions. I refer you to the ROK government.)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자신들의 독자 대북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대북제재와 관련해 한미 간의 이견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빗 맥스웰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맥스웰 연구원: 이것은 한미 간의 대북 제제에 대한 의견에서 분열이 생겼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한 최대한의 압박 정책이 끝났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도, 러시아도, 한국도 모두 대북제재 해제를 원하고 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특히,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사과도 받지 않고 한국이 5.24조치를 해제하면 이것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사망한 한국 해군 장병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동부 터프츠대학 외교전문대학원의 이성윤 교수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한반도 특수성을 이유로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대북 제재의 예외를 주장해오며 대북 제재를 와해시키려 해왔기 때문에 '5.24 조치'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동맹국이면서도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북한을 두둔해왔다며 강경화 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도 이러한 맥락의 또 다른 예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은 장기화될 수 있는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한국이 대북제재를 해제하면 북한은 협상에서 덜 양보할 것이라며 이것은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게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개성공단 재개 중단 등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만 유지된다면 한국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 협상력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