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신냉전’ 발언, 남북관계 개선 위한 중국 지지확보 목적”

0:00 / 0:00

앵커: 한국의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한국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 중심의 동맹에 참여하면 신냉전시대 최전선에 설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중국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정인 특보는 29일 한국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이 한국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고,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한국을 적대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 중심의 동맹에 참여하면 신냉전 시대 최전선에 설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에 대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문 특보의 말은 매우 과장된 것이라며 미국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함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미국과 관련국가들 간에 진행 중인 대화와 교류는 중국을 겨냥한 동맹을 만드는 것이 아니며 한국 측에 중국을 겨냥한 지역 동맹에 참가하라고 제안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미 한국에 적대적이라며 한국 정부가 과거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자 중국이 한국을 위협한 것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문 특보의 말은 중국 문제에 관여하지 않으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한국 입장에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경제적인 이해관계도 있고 또 중국이 북한을 제약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등 북한 문제에 도움이 줄 수 있다는 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은 사실 중국 봉쇄노력에 한국이 참여하기를 바라지만 한미 동맹의 주된 목적은 중국이 아니라 북한의 위협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미국의 대중국 봉쇄노력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더라도 한미동맹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문 특보의 이 발언은 북한이 그동안 거부해왔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실 한국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능력 강화를 위해 추가로 사드를 배치하고 북한 잠수함탄도미사일발사 대응능력도 갖춰야 하지만 이보다 먼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클링너 연구원의 주장입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29일 문 특보의 이 발언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서 이날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