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방부가 당초 폐기하려던 집속탄을 북한 때문에 계속 보유하기로 결정한 것은 미국이 여전히 북한의 지상군 남침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란 미국 군사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패트릭 샤나한(Patrick Shanahan)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 26일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군사분야 기자와의 연례 회의에서 미국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당초 폐기하려던 구형 집속탄을 그대로 보유하기로 결정한 것은 북한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샤나한 부장관: 이 정책은 북한의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군사적 준비태세를 점검하면서 북한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탄약과, 당시 보유하고 있는 탄약을 검토하면서 (탄약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속탄은 한 개의 탄 안에 수백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가 있는 폭탄으로 주로 로켓포나 항공기 등을 통해 공중에서 투하되며 살상 범위가 축구장 전체 크기로 매우 넓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낼 수 있는 무기입니다.
하지만 불발탄이 많아 이 불발탄으로 민간인이나 미군 가운데 사상자가 나오면서 미국 국방부는 2008년 불발탄 비율이 높은 구형 집속탄을 2018년 말까지 모두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미국 국방부는 이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미군 당국이 북한 때문에 집속탄을 그대로 보유하기로 결정한 것은 북한의 지상군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집속탄은 보병과 탱크, 장갑차 등을 저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미국 국방부가 이를 보유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지상군의 군사적 남침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집속탄 보유 결정은 비록 지금 북한이 평화적인 말들을 하더라도 국방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여전히 한국을 침공해 점령하려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베넷 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오히려 북한에서는 핵무기 숫자가 늘고 있다며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미국은 북한의 남한 침공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육군 대령 출신의 데이빗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군 당국이 집속탄을 보유하기로 한 결정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북한의 지상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집속탄은 북한의 대규모 지상군이 남침할 경우 이들을 제압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미국 국방부는 한국을 방어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집속탄을 보유하기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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