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Deputy Secretary of State)이 된 후에도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유지한다면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이 북한과의 협상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북핵 협상에 긍정적이라고 일부 미국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백악관은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건 특별대표를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했고 이에 대한 인준 요청서를 연방 상원에 발송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인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부장관으로 지명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비건 대표는 북한 관련 활동에서 실질적인 대표였고 계속 그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teve has been and will continue to be an effective leader on DPRK efforts.)
비건 대표가 상원 인준청문 절차를 거쳐 부장관이 되고 그후에도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역할을 계속한다면 향후 북핵 협상에서 미국 측 협상 대표의 입지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무부 부장관과 같은 고위관리가 북한문제를 계속 다룬다면 북한에 긍정적인 신호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 이것은 북핵문제가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북한은 이것을 기회로 보고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것입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국무부 부장관은 북핵 문제만 아니라 다른 국제문제도 다뤄야 하고 국무부 장관 대신 할 일이 많아 북핵문제에 집중하는데 어렵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윌리엄 번즈(William Burns) 국무부 부장관이 이란과의 핵협상을 주도했던 사례를 들며 북한과의 협상이 항상 있는 것이 아니고 북핵 협상과 관련된 일상적 국내 업무는 다른 사람이 맡아서 할 수 있기 때문이란 게 버시바우 전 대사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비건 대표가 부장관이 되어도 대북 협상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계속 할 것이지만 북한 사안에 대한 일상적 관리는 알렉스 웡(Alex Wong)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가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국무부 부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그만큼 비건 대표를 신뢰한다는 것으로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사람이 미국 측 대표로 나선다는 점에서 북핵협상에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비건 대표는 이미 좋은 북핵 협상팀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부장관으로서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역할을 하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미국평화연구소(USIP)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궁극적으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비건 대표가 부장관이 된다고 해서 북핵협상과 관련된 상황이 얼마나 바뀔지 모르겠다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엄 선임연구원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한 것에는 북핵 문제를 우선시하거나 혹은 경시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 아니고 다만 그가 신뢰하는 사람을 선택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