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 미 외교협회장 “북핵협상 교착, 구체적 로드맵으로 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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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외교협회(CFR)의 리차드 하스 회장은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과 북한 간의 핵 협상을 타개하기 위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Roadmap)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차드 하스(Richard Haass) 회장은 미북 간 북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려는 의사가 없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먼저해야 대북제재를 완화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스 회장: 북한은 핵무기가 자신들의 위신을 세워주고 안전을 보장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핵무기 포기 후 러시아에 영토를 탈취당하는 등 다른 나라가 핵무기를 포기하고 당한 처지를 보며 핵무기를 포기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스 회장은 미국의 민간단체 한미연구소(ICAS)가 지난 28일 연방하원건물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 즉, 북한이 핵시설을 폐기하면 경제제재 완화를 해주는 등의 방식도 북한이 한 핵시설을 포기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핵을 더 개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스 회장은 따라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북 양측이 협상의 최종 목적(end goal)이 뭔지 동의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상세한 조치들을 담은 로드맵 즉, 지침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스 회장: 협상의 최종 목적이 비핵화, 재래식무기 제한, 경제정상화라고 동의하면 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들을 남북한, 미국 등이 합의하고 또 이 조치들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상세한 내용에 합의해야 합니다.

그는 미북 양측이 최종 목적 전에 중간 목적(intermediate goal)을 세우고 이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재, 외교, 경제적 보상 등을 적절히 섞는 등의 단계적인 조치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스 회장은 북한이 재래식 무기뿐 아니라 핵, 장거리 마사일, 사이버 능력까지 갖춘 국가로 부상했다며 특히, 북한은 국제사회의 핵무기전파방지체제에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 일본 등 주변국들은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핵을 개발하는 등 핵전파 문제가 이 지역과 세계 차원에서 커질 것이라고 하스 회장은 진단했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국무부 정책실장을 역임한 하스 회장은 미국의 대표적 외교정책 전문가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계 인사 중 '존경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