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민주당 상원지도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문제 해결노력이 실패 직전이라며 '단계적 과정'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대북협상을 뒤받침할 실행가능한 외교적 해법 마련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민주당 상원의 척 슈머 원내대표와 딕 더빈 원내총무 등 8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교착을 타개하기 위해 설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의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교착되고 실패 직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북한이 외교 및 비핵화 약속을 충족시키기 위한 중요한 조치들을 아직 하지 않아 미북 간에 상당한 간극이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 회담 후 지난 2년 동안 진지하고 지속가능한 대북협상을 위해 실행가능한 외교적 과정(workable diplomatic process)을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외교팀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영구금지를 확약하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북한은 지난 6개월동안 최소 15차례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으며 지난 3년 간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능력은 향상되어 미국과 동맹들에 계속 위험을 가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의 중요한 동맹 군사훈련을 변경하고 북한의 지속적인 단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대응조치 없이 용인했으며 지난주에는 유엔에서 북한의 인권유린에 책임을 묻는 노력을 저버렸다고 이들은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상원지도부는 이어 너무 늦기 전에 진지한 외교적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며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검증가능하게 동결하고 폐기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적절한 대북제재 지속, 탄탄한 억지태세, 동맹 강화, 외교적 관여 강화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특히, 영변 핵시설과 그 외 핵시설들을 검증가능하게 폐기할 단계적 과정(phased process)도 포함돼야 한다며 이런 잠정적인 합의(interim agreement)는 긴 과정의 첫단계이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에 필요한 진정하고 지속가능한 외교적 과정을 창출하는 노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2020년 새 국방수권법에 포함된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 등에 대한 제재는 이런 광범위한 목적들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관련해 이 서한에 서명한 셰러드 브라운 상원 은행위원회 간사는 18일 북한과 거래하는 해외금융기관에 제3자 제재 부과를 의무화한 이른바 '웜비어 법안'이 국방수권법에 포함되어 의회에서 채택된 것에 대해 대북압박을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위원: 초당적으로 마련된 이 법안이 채택된 것은 북한의 인권침해와 핵무기 개발 측면에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이들은 또 서한에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통해 합의한 약속들을 이행하도록 '동시적·병행적' 외교 방안을 추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이어 '화염과 분노' 위협이나 그 외 파멸적인 전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북한에 대한 '핵 강압' 시도의 재개가 협상 테이블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면 심각한 오산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