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 핵잠기술이전 비난은 중국 편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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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호주(오스트랄리아)에 대한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기술 이전 결정을 비난한 것은 중국에 대한 편들기이자 아부하기 위한 정치선전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은 20일 북한 관영매체에서 "미국이 영국, 호주와 3자 안보협력체를 수립하고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건조 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것은 아태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고 연쇄적인 핵 군비 경쟁을 유발시키는 매우 재미없고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과 전망에 대하여 엄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북한의 안전에 조금이라도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 반드시 상응한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제임스 켈리(James Kelly)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미국의 아시아 주도 정책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자국에 연료나 식량, 자금을 제공하는 중국에 아부하기(pleasing)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안보 석좌도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 영국, 호주 간 3차 안보협력체(AUKUS)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이를 비난하면서 중국을 지지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 민간연구기관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미국, 영국, 호주 간 안보협력체에 변화를 줄 역량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이런 비난을 하는 것은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정치선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큰 악당(bully)인 중국 옆에서 외치는 아이와 같은 겁니다. 중국이 자신을 보호해줄 것을 믿고 큰 소리로 위협하는 유치한 행동이죠.

북한은 이번에 미국, 영국, 호주 간 안보협력체를 비난하며 미국과 경쟁 중인 중국의 편을 들고 있다는 게 맥스웰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수 김 전 중앙정보국(CIA) 정책분석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 영국, 호주 간 안보협력체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이 안보협력체가 대표하는 민주주의, 인권, 국제규범 준수 등은 중국과 북한이 대표하는 가치와 충돌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이 안보협력체가 중국 뿐 아니라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이전하는 것이 자국에도 위협이 된다며 자위 목적을 이유로 핵과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에 대한 편리한 구실(convenient pretext)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20일 북한의 이같은 비난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지난 16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호주 간 외교 및 국방장관 회담 공동성명을 참조하라고 답했습니다.

양국 외교 및 국방장관은 당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협력을 계속하기로 합의했고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해 대북제재를 이행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20일 오후까지 북한 측 관련 비난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팁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