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고스 “김정은, 군 인사를 당 요직에 등용해 군부 통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경청하는 참석자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경청하는 참석자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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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연말 열린 제7기 제5차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등 77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북한 지도부 연구의 전문가인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으로부터 이번 인사 개편이 새로운 전략 무기 개발 등 김 위원장의 향후 정책 방향과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들어봅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 이번 인사 개편에서 세대교체와 전문성을 강조하는 김 위원장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북한의 어떤 정책 방향의 변화 혹은 특징이 드러났다고 보시는지요?

고스 국장 :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들,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과 위원·후보위원들의 해임과 임명 등 새로운 변화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 지도부에 군부 인사의 대두(military representation within the leadership)와 같은 급격한 변화는 없었다고 봅니다. 여전히 당 관리들에게 힘의 균형이 쏠려(the heavy balance weighted towards party bureaucrats) 있습니다.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두 정권 하에서 활약해 온 인물이지만 고령으로 이제는 김정은 정권에만 충성하며 뒤에서 정책 조언을 해온 사람들을 당 지도부 요직에 임명하는 과정에서 교체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새로운 인물의 기용으로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 지도부를 분석하는 데 좀 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자 : 그 외에 김정은 정권 하에서 해임된 인물들이라면요?

고스 국장 : 정치국 등에서 노두철 내각 부총리, 김평해 간부부장, 안정수 경공업부 부장, 태종수 군수공업부 부장, 박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장 등 10여 명이 최근 고령으로 혹은 다른 이유로 해임됐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노광철 전 인민무력상의 경우 김정은 정권에서 상당히 급속한 승진을 했다가 지도부에서 해임되었습니다. 리영길 전 총참모장이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 임명된 것처럼 노 전 인민무력상도 다시 당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군 인사들이 군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당직에 기용해 자신의 주변에 두는 방식으로 군부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기자 : '대미 협상'의 최고봉인 리수용 노동당 국제부 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새 지도부의 단체사진에 포함돼 있지 않아서 교착된 미북 협상에 대한 문책성 인사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고스 국장 : 현재로서는 리용호 외무상의 당내 직책에 변화가 있다는 징후(indication)가 없어 여전히 노동당 정치국 위원일 것으로 봅니다. 또한 리 외무상 등 정부 요직에 변화가 있는지 여부는 4월경에 최고인민회의 회의가 열린다면 그 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은 뒤에서 역할을 계속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당 인사이니만큼 이번 당 중앙위원회 부장으로 임명된 김형준 전 주 러시아대사가 리수용 국제부장의 후임이 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으로부터 이번 인사 개편이 새로운 전략 무기 개발 등 김 위원장의 향후 정책 방향과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양희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