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연말 열린 제7기 제5차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등 77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북한 지도부 연구의 전문가인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으로부터 이번 인사 개편이 새로운 전략 무기 개발 등 김 위원장의 향후 정책 방향과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들어봅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 이번 인사 개편에서 세대교체와 전문성을 강조하는 김 위원장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북한의 어떤 정책 방향의 변화 혹은 특징이 드러났다고 보시는지요?
고스 국장 :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들,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과 위원·후보위원들의 해임과 임명 등 새로운 변화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 지도부에 군부 인사의 대두(military representation within the leadership)와 같은 급격한 변화는 없었다고 봅니다. 여전히 당 관리들에게 힘의 균형이 쏠려(the heavy balance weighted towards party bureaucrats) 있습니다.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두 정권 하에서 활약해 온 인물이지만 고령으로 이제는 김정은 정권에만 충성하며 뒤에서 정책 조언을 해온 사람들을 당 지도부 요직에 임명하는 과정에서 교체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새로운 인물의 기용으로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 지도부를 분석하는 데 좀 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자 : 그 외에 김정은 정권 하에서 해임된 인물들이라면요?
고스 국장 : 정치국 등에서 노두철 내각 부총리, 김평해 간부부장, 안정수 경공업부 부장, 태종수 군수공업부 부장, 박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장 등 10여 명이 최근 고령으로 혹은 다른 이유로 해임됐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노광철 전 인민무력상의 경우 김정은 정권에서 상당히 급속한 승진을 했다가 지도부에서 해임되었습니다. 리영길 전 총참모장이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 임명된 것처럼 노 전 인민무력상도 다시 당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군 인사들이 군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당직에 기용해 자신의 주변에 두는 방식으로 군부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기자 : '대미 협상'의 최고봉인 리수용 노동당 국제부 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새 지도부의 단체사진에 포함돼 있지 않아서 교착된 미북 협상에 대한 문책성 인사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고스 국장 : 현재로서는 리용호 외무상의 당내 직책에 변화가 있다는 징후(indication)가 없어 여전히 노동당 정치국 위원일 것으로 봅니다. 또한 리 외무상 등 정부 요직에 변화가 있는지 여부는 4월경에 최고인민회의 회의가 열린다면 그 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은 뒤에서 역할을 계속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당 인사이니만큼 이번 당 중앙위원회 부장으로 임명된 김형준 전 주 러시아대사가 리수용 국제부장의 후임이 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으로부터 이번 인사 개편이 새로운 전략 무기 개발 등 김 위원장의 향후 정책 방향과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양희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