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공단 “북 ‘최고인민회의 강행’은 대내 결속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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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전염병 확산 우려 속에서 북한이 4월 중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회의를 강행하는 것은 내부 결속 강화를 위해서라고 한반도 안보와 국방 전문가이자 미국외교협회(CFR) 종신회원인 오공단 박사가 진단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오 박사의 견해를 들어 봤습니다.

기자 : 북한이 최근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오공단 박사 : 북한이 지속적으로 미사일 개발을 하면서 실험도 해오고 있는데, 단거리 미사일은 상징적으로 근거리 국가인 한국과 일본 등의 (화를) 돋구는 실험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아직도 북한이 도전할 수 없는 국가로 본다는 겁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중요한 기술이지만 실패하면 오히려 인식이 나빠지니까 자신들이 (성공적으로) 잘 발사할 수 있는 방사포라든지 이런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계속함으로써 북한은 살아 있다, 건드리지 말라, 누가 뭐래도 하고 싶은대로 한다는 이미지를 근거리 국가에 강하게 전달하는 거죠.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북한이 꾸준히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적어도 "이렇게 계속하면 어느 정도 전 세계에 맞설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5일 G7 외무장관 회의를 마친 후에 북한의 도발 자제와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 북한 외무성­ 대미협상국장이 비난 성명을 내고 미북 정상 간 친분이 아무래 돈독해도 미국과 대화 의지를 접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지도부와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향후 미북 관계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오공단 박사 : 북한이 원하는 것은 간단해요. '핵국가이면서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국을 무시하고 한반도를 대표하는 국가로 나선다'는 것이 북한의 목적인데 이게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 등에게 온갖 욕을 하는 쪽으로 나가니까, 저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 속에서 미북 관계의 진전은 기대할 게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자 : 지난 21일 북한은 코로나19의 전 세계 급격한 확산 속에서도 다음달 10일 최고인민회의 14기 3차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의 개최를 강행하려는 북한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오공단 박사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 권력을 쥔 다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미디어와 국가적 행사에요. 미디어와 국가적 행사를 활용해서 대내적으로 결속을 하는 거죠. 전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위기를 맞아 국가가 바이러스 (방역) 중심으로 총체적 결속을 하고 있는데 우린 이런 위기 속에서도 국내적으로 대내 결속이 잘 되어 있고 완전히 뭉친 깨끗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서…

기자 : 최고인민회의에서 다룰 주요 안건은 무엇이 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오공단 박사 : "우리는 핵 국가다. 우리는 완전히 미국을 맞설 준비가 되어 있고, 어떤 적이나 질병이 들어와도 우리는 공고한 국가 체제를 유지하고 위대한 지도자 김정은 동지와 더불어 같은 발자국으로 나가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결속하는 거죠. 왜냐하면 경제적으로나 바이러스 문제나 대미관계나 하나도 되는 게 없쟎아요? 모여서 "우리는 모든 위기를 뚫고 살아 남을 수 있는 유일한 지구상의 국가다"라는 식으로 발표하겠지요.

기자 :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지난 2월 국제적십자사, 국경없는 의사회, 세계보건기구, 유니세프 등을 통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각에서 제기된 북한의 코로나19확산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공단 박사 : (최고인민)회의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은 알코올에 소독하고 들어가겠지요? 우리는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주민들에게 퍼뜨리기 위해서 하는거에요, 대외 결속보다 대내적으로. 그런 의미에서는 그 이면을 보면 (북한) 변방 지역에서는 바이러스가 (침투해) 있지 않나하는 생각을 하게되는 거죠.

기자 : 유니세프와 국경없는 의사회에 대한 유엔의 제재 면제 승인 이후 한달도 더 지난 지난 주말에야 마침내 이 단체들이 제공하는 지원품이 북한에 전달되었습니다. 단거리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의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은 지원품을 일부 엘리트 계층에 우선 배포할 것이라며 과연 코로나19관련 지원이 필요한가라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대북 코로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오 박사 : 병든 사람과 굶는 사람들 즉 약품하고 식품은 국경이 없어요. 그건 나눌 수 있으면 다 나눠줘야 해요. 그런데 문제는 전 세계가 지금 비상이 걸려 있으니까 원하는 곳이 너무 많은 거에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딱 잡아떼고 예방용이라고 이렇게 나오니까, (국제사회는) 한 명도 없다는 나라에 뭐하러 주냐는 의견이 있고, 그래도 줄 건 줘야한다는 의견이 있는거죠. 북한 (정권) 자체가 (1990년대) 아사자 나왔을 때랑 똑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는거에요. 정부가, 김정은이 (신속하게) 나서서 우리를 도와달라고 하지 않으니까 도와주려던 사람들까지 주춤하게 되는 건데 그게 문제에요.

앵커 : 지금까지 한반도 전문가인 미국 외교협회(CFR) 오공단 박사로부터 단거리 미사일 도발 등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