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프랑크 자누지(Frank Jannuzi)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3차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려면 '미북 간 비핵화 개념 대한 합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이달 11일 개최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끝난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인 미북 간 핵 협상 재개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프랑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 양국은 북한 비핵화 개념에 대한 이견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대표 : 한미 양국은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종식시키는 것이 비핵화라는 점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자신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한국 국회의장 등과 회동했다면서 한미는 또한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대북 압박 정책과 함께 대북 관여 정책도 필요하다는 데도 일치된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북 간 비핵화 정의에 대한 합의를 전제로만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데 한미 정상이 합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누지 대표 : 북한이 검증된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에 완전하게 합의를 한다면 미국도 비핵화 과정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비핵화 방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The process of denuclearization, like a step-by-step process, only makes sense in the context of a full commitment by NK to the ultimate objective of a verified denuclearization.)
그는 그러나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존 볼턴(John Bolton)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등을 미국에 이전하는 것을 첫 비핵화 협상 단계로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누지 대표 : 만일 북한이 '모든' 핵 물질 생산을 중단하지만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의 시작으로 영변 핵시설을 먼저 검증하고, 나머지 영변 외 핵 물질 생산 시설에 대한 검증은 향후 논의하겠다는 제안을 한다면 충분히 미국과 작은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자누지 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확약과 핵 물질 생산 중단 조치에 대한 미국의 첫 상응조치로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혹은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적 교류를 위한 대북제재 면제를 제안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답보상태에 있는 미북 비핵화 협상에 다시 불씨를 지피려는 한국의 대북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자누지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도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북 간 ‘생화학 무기를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와 검증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 어떤 미북 비핵화 협상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민간용 핵 프로그램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재처리시설이나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은 반드시 해체하고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제임스 액튼(James Acton)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핵정책프로그램 담당 국장(co-director, nuclear policy program)은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가 아닌 북핵 위협의 완화를 목표로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액튼 국장 : 미국은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뿐 아니라 모든 사거리의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북한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omprehensive Nuclear Test Ban Treaty)에 가입하도록 해 법적으로 북한의 모든 핵실험을 금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액튼 국장은 또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고, 지상 미사일 엔진 실험을 금지하도록 하는 것도 북한의 핵능력이 증가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조정된 협상 목표에 따라 북한에 제한된 제재 완화라는 상응 조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중요 핵무기 프로그램을 비핵화 협상에 포함시키지 않으려고 고집한다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한 미북 협상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