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미북 정상회담, 추동력 잃지 말아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7일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발표하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좌),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석좌(좌측에서 세 번째)와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7일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발표하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좌),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석좌(좌측에서 세 번째)와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 (RFA PHOTO/양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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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최지 문제 등으로 회담의 모멘텀 즉 추동력을 잃을 경우 미북 정상회담이 연기되거나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미국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가 주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7일 개최한 남북한·미북 정상회담 관련 토론회(Spring Summitry on the Korean Peninsula: Peace Breaking Out or Last Gasp Diplomacy)에서 빅터 차 한국석좌는 개최지 문제 등에 대한 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빅터 차 석좌: 외교에서 모멘텀 즉 추동력은 아주 중요합니다.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지와 개최시기 등의 결정이 오래 걸리면 걸릴수록 미북 정상회담이 연기되거나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차 석좌는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지난 6일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제재와 압력의 결과라고 주장하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미국이 한국에 전략 자산을 배치하고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서 북한에 의도적으로 도발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한 것을 이와 같은 예로 들었습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는 2015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전승절 행사를 불과 열흘 앞두고 취소되었던 사례를 들어 차 석좌의 말에 동감한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임기 초반에 김 위원장이 권력을 공고히 하지 못했다든지 미국과 러시아는 다르다는 상황이 있기는 하지만, 당시에도 충분한 방러 '모멘텀'이 있었는데 불발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반면,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북 정상회담이 반드시 열릴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테리 선임연구원: 저는 미북 정상회담이 반드시 개최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테리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취임 첫 해에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는 등 매우 과감한 모습으로 자신의 결정을 밀어 부치는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대한 준비로 북중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까지 마쳤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한편, 앞서 같은 토론회에 참석한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미북 정상 간 '코피전략' 논쟁 등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됐던 상황보다는 북한과 관련국 정상들간의 대화가 진행되는 현 상황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대표: 김 위원장은 젊기 때문에 향후 30~40년 이상 통치하려 할 것입니다. '정상국가'가 되고 싶어한다는 김 위원장의 말을 일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 전 대표는 김일성 국가주석이 1994년 제네바 핵합의에 도달하고 한국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계획했던 것처럼 30대 중반의 김 위원장도 방향을 전환(change of course)하고자 하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윤 전 대표는 앞선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과 달리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 매체가 40분이나 보도한 것은 유례가 없던 일로 김 위원장이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북한 주민과 국제사회에 분명히 전달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