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한미훈련 중단 통해 북 핵협상 진의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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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북핵 위협은 여전하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협상에 대한 진정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한미 주요 연합훈련을 잠정 중단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14일 개최한 인준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말한 것처럼 북한의 핵 위협이 사라져 편히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해리스 지명자: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우려해야 합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그러나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미북 정상회담을 한 지금은 2017년과는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지명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번 정상회담 이후 우리는 (2017년과) 아주 극명하게 다른 곳에 있다고 봅니다.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고, 김 위원장이 협상에서 정말 진지하게 자신의 몫을 하려는 것인지 알아보려면 주요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I think today, following the President's summit with Kim Jong Un in Singapore, I think we're in a dramatically different place… and I believe that we should give major exercises a pause to see if Kim Jong Un, in fact, is serious about his part of the negotiations.)

해리스 지명자는 2017년에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고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던 상황이어서 자신이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할 것을 주장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해리스 지명자는 과거 자신이 김정은이 무릎을 꿇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해리스 지명자: 미국 행정부도 강조한 것으로 압니다만, 저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동맹의지는 여전히 철통과 같다고 확신합니다.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일부 한미 연합훈련이 잠정 중단되더라도 역내 평화·안보·자유를 위한 미국의 준비태세를 해치는 일은 없으며 동맹도 확고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북 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숨쉴 수 있는 여유(breathing space)를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미 연합훈련은 '전쟁게임(war games)'이 아니라 '주요훈련(major exercises)'이며, 북한과 중국의 입장에서는 우려할 수 있지만 '도발적' 훈련이라기 보다는 한국과 작전상 협력하는 훈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지명자는 그러나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끈 유엔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지명자: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대북 제재를 유지해야 합니다.

지난달 18일 주한 미국대사에 공식 지명된 해리스 지명자는 상원 외교위원회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 인준 절차를 마치게 됩니다. 인준 절차가 이번 달 중으로 완료될 경우 공식 임명을 거쳐 6월 말이나 7월 중 한국에 부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