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뉴욕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에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개념 등을 설명하고 있다고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이 2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주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관리나 각국 외교관들과 북한 비핵화 등에 관한 비공개 회의를 하고 오신 것으로 압니다. 러시아나 중국 등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비공개회의 내용은 공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북한이 앞서 비핵화 대화들과 다른 모습은 국제사회의 더 많은 나라들에 자국의 비핵화 개념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과거에는 침묵하고, 교류하지 않던 국가들과도 대화에 나섰다는 것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 협상에 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좋은 신호라고 봅니다. (The fact that they are more active and engaging with int'l community in a little bit broader bases is a good sign. Because this means that they are serious on their negotiations. The simple fact that they engage also with those with whom they have not been engaging in the past is a good sign.)
기자: 비핵화 협상에서 검증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 오셨는데요. 국제원자력기구 이외에 유엔 혹은 다른 기구의 개입이 필요할까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데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검증을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핵무기 운반수단인 미사일의 폐기와 검증도 필요하게 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Organization for the Prohibition of Chemical Weapons) 이외에 미사일이나 생물무기를 다룰 특별위원회(Special Commission)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에 설립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핵 관련 검증도 모두 국제원자력기구가 담당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핵 물질에 대한 검증은 국제원자력기구가 맡고, 핵무기 확산은 이 특별위원회에서 다룰 수도 있습니다.
기자: 핵무기와 화학무기 이외에 미사일 폐기를 다룰 별도 기구를 설립한다는 말씀이신데요. 이 같은 특별위원회가 과거 설립된 사례가 있는지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이라크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 687호가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1991년 결의 687호에 따라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까지 검증하는 유엔특별위원회(UNSCOM)를 설치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미사일이나 생물무기 등의 검증을 한 국가에 일임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특별위원회를 설립해서 미사일은 물론 생물무기까지 검증하도록 한다는 국제적인 합의가 필요합니다. 미국이 한국, 일본 이외 유럽연합 국가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 설명회(briefings)를 개최하고 있고, 북한 또한 적극적으로 설명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앞서 비핵화 협상을 2020년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지만 불과 열흘 만에 다시 비핵화 시간표가 없다는 발언으로 비핵화 데드라인, 즉 최종비핵화시기를 양보한 것 아닌가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제 생각에는 이란 핵협상의 경우처럼 시간 제한을 두어 불필요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 같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매우 복잡한 협상의 시작에서는 현명한 전략이라고 봅니다. 폐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핵무기와 무기급 핵물질의 폐기이고 이어 북한의 완전한 핵무기, 물질, 시설, 인력 등의 완전한 신고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올리 하이노넨 전 국자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의 이야기를 양희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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