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넷 “북 도발 지속하면, 불법환적 제재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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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도발을 지속한다면 미국은 북한의 불법 환적 활동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미국의 군사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선임연구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국은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환적에 나서는 선박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긍정적 인센티브 즉 장려책과 평화적 방법으로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려는 상당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행동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은 선박 대 선박 간 불법 환적으로 북한에 유류 등 물품이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에 대해 실무협상에 앞서 제재부터 완화하라고 주장하는 한편, 다음달 열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핑계로 신형 잠수함을 공개하고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은 유엔의 대북제재 위반일 뿐 아니라, 지난해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 측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번째 정상회담을 원한다며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떤 미사일 시험도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북 제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전 보좌관 :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대북 제재를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더불어 북한이 실무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해 줄 것을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에 요청해야 합니다.

아인혼 전 보좌관은 북한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빌미로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고 잠수함 개발과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불합리한 행동으로 협상 재개를 더 어렵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은 이미 대규모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중단하고 규모를 축소한 방어훈련에 나서는 등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이미 12차례 한미군사훈련이 최소됐지만, 북한은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시험이 유엔 대북 제재 위반임을 분명히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편,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항의 표시로 단거리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 미북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시험 유예라는 '동결 대 동결'에 합의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막지는 못했지만, 장거리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진전은 제한할 수 있었지요.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반면 한국 측 입장에서는 대규모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중단했지만,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를 도입해 재래식 군사력을 증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끝난 후 오는 9월경에는 북한이 실무협상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