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넨 “트럼프 첫 임기 내 ‘북 비핵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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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이내에 북한의 비핵화가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과 대담을 나눴습니다.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길 원한다는 발언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우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핵프로그램 해체와 검증, 1990년 대 중반 카자흐스탄·벨라루스·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제거와 비핵화, 1970년대와 1980년대 유럽의 독일에서 소규모 상업용 재처리시설 해체 등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무기급 핵물질과 핵무기를 북한으로부터 제거하는 과정은 북한과 합의만 있으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동시에 농축우라늄 생산시설의 해체도 불과 몇 개월이면 됩니다. 최근 이란에서 1만 여개의 원심분리기를 해체했는데, 북한도 이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 년이 아니라 수 개월(in a few months)이면 된다는 것이죠. 냉전시대 구 소련이나 미국처럼 농축우라늄 시설이 엄청나게 많지는 않을 겁니다. 북한에는 많게 잡아 2~3개의 농축우라늄 시설이 있다고 봅니다. 수 개월 내에 쉽게 해체 가능합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북한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합니다.

기자: 앞으로 2년 이내에 농축우라늄은 물론 플루토늄까지 모든 핵 물질과 핵무기를 북한에서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도 2년 안에 해체 가능하다고 보시는지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핵무기 생산공장도 쉽게 해체 가능하고요. 핵실험장도 추가로 더 있는지 알아내 해체할 수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국제원자력기구가 핵무기의 디자인 즉 설계와 실험, 제조에 관여한 모든 시설에 접근이 가능했습니다. 미사일 발사 시험장과 미사일 제조공장의 해체와 핵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의 해체와 관련한 사항에 합의만 있다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해체가 2년 이내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이 여전히 기술을 보유하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지 않도록 10년에서 20년 가량, 장기간의 강력한 모니터링, 즉 감시가 필요합니다.

기자: 핵무기를 6개 밖에 보유하지 않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비핵화에 3년 이상 걸렸는데, 북한은 20개에서 60개의 핵무기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2년 이내에 비핵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북한에는 5천 개에서1만 여 개의 원심분리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 기간을 고려하면 북한은 많아야 수 백 킬로그램의 고농축우라늄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93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보유했던 것보다 결코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남아공은 당시 고농축우라늄을 전량 무기에 사용하지는 않았고, 또한 내폭형 장치(an implosion device)인 북한의 핵무기보다 개당 플루토늄 양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한 권총형(gun-type) 무기를 제조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 수는 핵 물질 생산 추정치를 바탕으로 최대한을 계산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플루토늄 생산도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이 핵 물질들을 북한에서 제거하는 데에는 무기제조에 사용됐느냐 아니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년 이내에 충분히 가능합니다.

기자: 무기제조에 사용된 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핵무기로부터 안전하게 해체해서 핵 물질을 분리하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북한에서 이들 핵 물질을 완전히 반출하는 데는 2년 이상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인데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2년 내 비핵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검증 과정은 북한이 협상 첫 단계부터 보유한 핵 물질의 양과 관련 시설을 모두 신고하고, 핵과 미사일 확산에 대해 밝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시리아에 원자로 건설을 지원했고 원자로 부품을 생산해 시리아에 수출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에 다른 원자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죠. 또 북한이 시리아 원자로용 연료를 생산했다면, 그 연료가 북한에 남아 있는지 시리아에 있는지 밝혀야 합니다. 북한에 농축우라늄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북한은 또 육불화우라늄(Uranium hexaflourides)을 리비아에 수출했습니다. 북한이 육불화우라늄을 리비아에만 수출했는지 혹은 파키스탄에도 수출했는지 등도 알아내야 합니다. 북한 내 핵 물질과 외부로 수출한 핵 물질의 양을 알면, 북한이 생산한 총 핵 물질의 양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달리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는 모든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북한에서 반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미국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 1기가 끝나는 2021년 초까지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할 지 여부에 대해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