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의 알라스테어 모건(Alastair Morgan) 신임 조정관은 북한의 제재회피 수단이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모건 조정관으로부터 최근 전문가단이 발표한 유엔 대북제재 이행에 관한 중간 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북한의 제재 회피 수법과 회원국들의 이행 방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기자 : 전문가단이 최근 발표한 중간 보고서에서 유엔 회원국이 지난 2월 러시아산 보드카 9만 병을 압류했다는 점을 언급하자 북한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지난 11일 인터넷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을 통해 대북제재 위원회가 어떤 종류와 질의 주류가 '사치품'에 해당하는 지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반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어떤 설명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모건 조정관 : 아시다시피 2006년 유엔 대북제재결의 1718호에서부터 시작해 2016년까지 일련의 대북제재 결의들(1874, 2087,2094,2270,2321)에 계속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규정하는 사치품 목록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북제재 위원회는 이 목록이 모든 제재 항목을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해 각 회원국들이 규정한 사치품 조항(luxury goods provisions)에 의거해 대북 제재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행 지원 고지(Implementation Assistance Notice)를 통해 대북제재 위원회는 지원 역할만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자 :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러시아가 대북제재 결의 1718호를 법제화하면서 사치품 기준은 5천 루블, 미화 약 75달러 수준으로 정했다며, 9만 병의 러시아산 보드카가 미화 2만 7천 125달러이고 따라서 당시 압수된 보드카는 병당 30센트 밖에 되지 않아 사치품 주류라는 말이 터무니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모건 조정관 : 이행 지원 고지에는 각국이 사치품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규정할 지(how to define luxury goods)에 관한 조항이 있습니다. 일부 회원국들은 그 고지에서 가격(value)에 초점을 두고 일정 가격 이상을 사치품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고지에는 물품이 북한 일반 주민의 기본적인 필요와 건강에 필요한 것인가를 또 다른 사치품의 기준이라고 돼 있습니다. 각 회원국이 사치품에 대한 다른 결론을 내렸고, 유럽연합은 '모든 종류의 와인, 맥주, 증류주'를 사치품으로 규정했습니다.
기자 : 러시아산 보드카를 압류한 국가가 유럽연합 국가이기 때문에 사치품으로 적발한 데 문제가 없다는 말씀이군요?
모건 조정관 :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단 중간 보고서에는 어느 국가가 보드카를 압류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공개된 자료들을 보면 보드카가 압류된 국가의 대북 제재 사치품 목록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에 사치품의 직접 수출은 물론 자국의 영토를 통과해 이전되는 경우에도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가 바로 자국을 통과한 사치품 이전을 제재한 경우입니다.
기자 : 북한이 어떤 제재 회피 활동을 통해 가장 많은 불법 자금을 벌어 들이고 있는지요?
모건 조정관 : 북한의 어떤 불법적 제재 회피 활동이 북한의 주요 자금원인지 순위를 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선박 대 선박 환적활동을 통한 북한의 석탄 불법 수출은 분명 북한 정권의 주요 자금원이고요, 중간 보고서에서 회원국이 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던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해서도 북한은 점점 많은 자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중간 보고서에서 밝힌 것처럼 불법 무기판매 등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석탄 수출과 석탄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저희는 대북 제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북한이 제재를 위반하고 자금을 벌어들일 방법을 계속 찾을 것이고, 북한의 제재 회피 수법은 점점 진화할(evolve its methods)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양희정 기자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의 알라스테어 모건 신임 조정관으로부터 북한의 제재 회피 수법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