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성명, 북 제재 해제 시급하다는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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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미국과 북한 지도자 간의 친분을 바탕으로 양국 간 관계를 진전시키는 동력을 마련하자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한 것은 북한이 시급하게 대북제재 해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계관 고문이 이날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며 미국에 유화적 제스처 즉 신호를 보내며 경제제재 완화에 대한 조급함을 드러냈다고 분석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 연말까지 실무협상이 열릴 지,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지는 두고 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김정은(국무위원장)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따라서 김계관 고문은 앞서 북한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난하면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특별한 친분관계’를 강조해 온 전략을 이번 담화에서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의미있는 비핵화 조치가 없이는 대북 제재를 유지·강화하려는 미국 참모진을 상대하는 실무협상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한 제재 완화 등의 양보를 얻어 내려는 북한의 술책이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도 실무협상 등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상대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까지 불과 2개월 남은 상황에서 실무협상보다는 정상회담을 통해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담화’라고 풀이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 미국 “워싱턴 정가와 미국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작성자들”이 냉전식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북한을 적대시한다면서도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식견과 의사와 거리가 멀다”는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을 구분했다는 것입니다.

김 분석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만나는 데 주저함이 없도록 김계관 고문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사는 발언 대신 참모진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면서 미북 대화의 교착상태에 대한 북한 측의 불만을 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는 발언은 그러나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화 되기 전에 북핵 문제의 진전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메시지라고 수 김 분석관은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공개석상에서 “어느 시점에서의 중대한 (북한의) 재건”이나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은 미국이 연말 이전에 협상안을 제시하기 위해 바쁘게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를 북한 측에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