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은 미북 간에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다며 위협하며 연내 미국의 '비핵화 협상' 셈법 전환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이 더 이상 북한에 양보만 해서는 안 된다고 전직 미국 고위관리가 주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은 이달 초 스웨덴 즉 스웨리예 스톡홀름 실무협상에서 합리적인 제안으로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는 태도를 북한 측에 이미 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 북한이 요구한다고 미국이 계속 양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만을 원하는 것 같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이 (스톡홀름에서) 이미 합리적 제안으로 유연성을 충분히 보였고, 이제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지낸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27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미북 정상 간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을 끌며 올해 말을 넘기려는 것은 ‘위험한 망상’이라며 미국의 ‘셈법전환’을 재차 촉구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은 스톡홀름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영변 핵 시설의 완전한 폐기와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 등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경우, 미국은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석탄과 섬유수출에 대한 유엔의 대북제재를 일시 유예하고, 대북 인도적 경제 지원과 종전선언 등에 응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북한이 수 차례 반복적으로 말해온 것처럼 연내 미북 협상이 재개되지 못하고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이나 핵 실험에 나선다면 미국은 불법 환적에 나서는 선박을 압류하는 등 추가 대북제재를 통한 압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선임연구원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북한은 평화에 도달하는 실질적인 협상(real compromise into peace)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공포감을 주어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데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영철 전 통전부장의 발언은 단지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위협적 언사일 뿐 미북 협상의 중단이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혹은 핵 위협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 김영철 전 통전부장은 강경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은 그의 담화를 통해 북한에서 강경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을 수도 있지요. (올해 협상이 재개되어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북한이 내년에 위성발사를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은 유일하게 협상 상대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도록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유예 약속을 깨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김영철 전 통전부장의 담화는 단지 북한이 다각도에서 전술적 변화를 모색하는 데 지나지 않은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미국 뉴욕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영철 전 통전부장의 담화는 협상에서 ‘다양한 패’를 보여주기 위한 북한 외무성의 시도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을 재개하려 했다면, 하노이 정상회담 직후에 이미 행동으로 옮겼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