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엄격히 검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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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지난 5월 파괴한 것으로 알려진 풍계리 핵실험장을 원하면 언제든 재가동할 수 있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된 가운데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은 풍계리에 대한 '완전한 검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 핵프로그램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폐기를 철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을 통해 밝혔습니다.

하이노넨 전 차장은 북한이 풍계리에서 사용된 핵물질의 양과 종류, 핵무기의 디자인 즉 설계, 그리고 핵실험에 대한 진단 등 핵 실험관련 세부 사항을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차장은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10월과 11월 촬영된 위성사진을 토대로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정도가 불분명하다며 '불가역적'인 폐기보다는 현장사찰(monitoring events on the ground)을 통해 재가동하려는 시도를 재빨리 감지하고 재가동을 막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밝힌 데 대해 이 같이 지적했습니다.

'38노스'는 지난 12일 '풍계리 핵실험장의 현 상황과 미래의 사찰'에 관한 글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풍계리의 불가역적인 폐쇄를 확인하기 위한 사찰단의 방북을 초청했다는 보도가 있지만, '불가역적인 폐쇄의 검증'은 매우 어려운 과제라며 '현장사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기고문을 작성한 조엘 위트(Joel Wit) 전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찰단이 방북하면 파괴된 핵실험 갱도가 얼마나 완전하게 폐쇄된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위트 전 담당관: (위성사진으로는) 갱도 입구만 파괴된 것인지, 갱도 더 깊은 곳까지 닫힌 것인지 분명치 않은데요. 입구만 폐쇄됐다면, 재가동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긴 갱도를 완전히 파괴했다면 재가동하는 데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리고,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우리가 대응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38노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휘본부 안 가장 큰 두 개의 건물 등이 그대로 남아 있고, 20여 명의 인력이 남쪽 지원구역(Southern Support Area)에서 발견되는 등 풍계리 핵실험장이 완전하게 폐기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쪽 갱도는 분명 입구에서 폐쇄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만 있으면 불과 2~3개월 안에 새로운 갱도를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핵실험에 사용된 기구는 무엇이며 현재 어디에 보관하는지, 외폭(explosion)이 일어나지 않는 내폭 실험인 수력학 실험(hydrodynamic tests)은 어디에서 했는지 등도 사찰단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현지에 남아 있는 상당량의 핵물질에 대한 조사 등 철저한 검증 절차 없이 추가로 풍계리 갱도를 폐쇄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