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성공적 대응이 북한 주민들의 민심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가 29일 ‘2020년 한국 정치: 한국 안보 사안과 도전요인’(Korean Politics 2020 – Korean Security Issues and Challenges)을 주제로 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영준 한국 국방대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효과적 대응은 북한 내 민심 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역사적으로 과거 조선 왕조들도 민심을 잘 살폈던 것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 역시 특히 젊은층을 포함한 일반 북한 주민들의 지도부에 대한 인식을 중요시 여긴다는 겁니다.
김영준 교수 : 북한이 독재정권이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일반 주민들의 여론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해 위험을 높이기보다는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는 이어 과거 한국에서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박근혜 정부의 부실 대응이 큰 비판을 받았던 만큼, 문재인 한국 정부도 이러한 종류의 재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4월 한국 총선 선거철을 앞둔 만큼 재난대응 능력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됐다는 겁니다.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현 한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북한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돼 돼지가 거의 전멸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북한의 열악한 공중보건체계로 인해 김 위원장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며 놀랐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최근 한국정부가 정체된 미북 비핵화 협상에 동력을 주기 위한 방안으로 북한 개별관광 등을 포함한 독자적 남북협력 방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김영준 교수는 북한이 조만간 한국의 개별관광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쿄 하계올림픽을 그 계기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김 교수는 북한 개별관광이 꽉막힌 남북관계 개선에 돌파구를 열 기회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특히 한국 관광객 안전 문제 등 분명한 위험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절반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상현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의 북한 개별관광 추진에 대해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인식이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에 나섰다가 북한군 총격으로 한국인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던 만큼, 관광객의 신변 안전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다면 한국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거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에 대량의 현금이 유입될 수 있는 모든 사업이 금지되고 있다며, 단체관광이 아닌 개별관광이 이 제재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미묘한(subtle) 사안으로 더 신중하게 판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